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설립 5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개회식’ 축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동체인 APEC과 아시아유럽공동체인 ASEM도 연결돼 새로운 경제협력 구도가 창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무역협력 구상은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뛰어넘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지역과 교역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다자무역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대통령 중 국립외교원을 방문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평화협력 방안에 대해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가 했던 것처럼 동북아 공동의 역사교과서를 발간함으로써 동서 유럽의 경우처럼 협력과 대화의 관행을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는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해 먼저 역내 국가가 동북아 미래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갈등과 불신의 근원인 역사 문제의 벽을 허물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는 역사인식과 영토분쟁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한중일 간 공동의 역사교과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엄청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의 정치안보 현실은 역내통합을 뒷받침하기보다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역내 국가 간 역사관 괴리에 따른 불신과 일부 영토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충돌의 소지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 안전을 비롯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사이버협력, 자금세탁 방지 등 연성 이슈부터 시작해 대화와 협력을 축적, 점차 범위를 넓혀가자는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이 진전됨에 따라 궁극적으로 유럽의 경험처럼 가장 민감한 사안도 논의할 수 있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