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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공조로 북핵·미사일 대응… 중국과는 일본 과거사 왜곡 강력 저지

■ 박근혜 대통령 얽힌 '외교 실타래' 어떻게 풀까

크림사태 속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불씨 살리기

美·日 주도 TPP 참여·한중FTA 체결도 숙제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 역량과 리더십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자 회담을 통해서는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협력체제를 굳건히 해야 하고 한중 양자회담을 통해서는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인식 왜곡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조속히 참여해야 하는 반면 중국과는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둘러 체결해야 하는 숙제를 껴안고 있다.

특히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박 대통령이 핵심 경제협상 구상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전개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일 3국 공조로 북한 핵 대응=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일본 정부의 우경화 움직임에 반발해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사실상 거부해왔다. '만남을 위한 만남'은 불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의 주제가 '핵 위협 대응'인 만큼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과의 대화와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3자 회담의 주제를 북한 핵, 한반도 안정에 국한했으며 일본군위안부, 독도영유권 등 역사인식 문제는 철저히 배제했다.



한미일 3국은 경제분야에서 TPP 참여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이 중국을 경계해 구축하고 있는 TPP에 "참여를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TPP 참여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어떻게 설명할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한중 공동으로 일본 우경화 저지=박 대통령은 일본의 협력을 얻어 북한 핵과 미사일 저지에 나서야 하는 한편 중국과는 연대를 통해 날로 거세지는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인식 왜곡에 대처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집권 첫해인 지난해 한반도 주변 4강 중 미국·중국·러시아 정상들과는 최소 1회 이상 회담을 가졌지만 아베 총리와는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등 '원거리 외교'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본이 '비정상적인' 과거사에 대해 정상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평화헌법 수정 등 일본 정부의 우경화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번 양자회담에서는 일본 역사 왜곡 저지에 대한 공동보조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 참여와 함께 중국과는 FTA 체결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양국은 관세 인하 폭과 민감품목 선정 등을 놓고 세부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어느 일방의 이해관계를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TPP 참여와 한중 FTA 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크림 사태 관련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도 주목=박 대통령이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맞닥뜨리게 될 또 하나의 난관은 크림반도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핵심 경제협력 구상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전개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에 반대해 제재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와 기업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추진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 건설, 한러 가스관 설치, 북극항로 이용, 전력망 구축 등의 사업은 러시아 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이지만 국제사회가 경제제재에 나선다면 이 같은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주요 어젠다로 다뤄질 크림공화국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떠한 태도와 입장을 견지하면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불씨를 살릴 것인지에 따라 북방외교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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