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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핵심상권 시세는 공시지가의 3~4배 … 거품 파악 1순위
임차인, 임대수익 미끼 건물주가 위장한 '유령 세입자' 주의해야
상권, 평일·주말·낮·밤 이용연령 눈으로 보고 데이터 활용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카페거리에 자리잡은 한 빌딩은 지난 2009년 매매가가 19억원이었지만 리모델링을 진행한 후 5년 만에 매매가가 4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총 6개층 중 1~4층은 세입자들이 상가 또는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으며 5~6층은 건물주가 직접 사용 중이다.
보증금 2억원에 월 임대료 1,600만원을 받아 임대수익률만 연 5.05%에 달한다. 만약 꼭대기 두개층까지 임대를 할 경우 예상되는 임대수익률은 7%로 치솟는다. 건물 자체의 가격 상승에 따른 양도차익과 임대수익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에 위치한 한 건물은 10여년 전 매매가가 7억원이었는데 경리단길이 수제맥주집과 이국적인 음식점들로 점차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몸값이 수직 상승했다. 현재는 매매가가 50억원에 형성돼 있어 10년 만에 7배 가량 치솟은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경리단길에서 하얏트호텔까지 오르막 경사가 심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상권 발달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도 시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보여주는 가게와 거리로 인해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핫 플레이스'는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핫 플레이스'다. 이에 따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과 용산구 이태원 일대, 강남구 가로수길 등 핵심 상권에서는 끊임없이 건물 매매가 이뤄지는 한편 다가구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리모델링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최근 인기가 높은 핵심 상권은 홍대에서 연남동으로, 이태원에서 경리단길로, 가로수길에서 세로수길로 확대되는 등 뒤편 골목이 뜨는 추세다.
다만 핵심 상권에서는 매매가가 과도하게 형성돼 있거나 임대수익률이 예상보다 낮아 투자에 낭패를 보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김기용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핵심 상권은 건물 가격이 진짜 시세인지 건물주의 호가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WM사업부와 함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카페거리 상권 투어를 진행하며 '핫 플레이스' 상권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살펴봤다. 전문가들은 건물의 가격부터 임차인, 주변 상권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투자의 노하우라고 조언했다.
은퇴 후 15억원 미만의 상가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적당한 매매물건을 찾던 임모(65)씨는 서울 도심권에서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리모델링한 건물을 발견했다. 1층 점포의 세입자 수요가 꾸준히 있어 수익성 걱정이 없다는 매도자의 설득에 건물 계약을 진행했지만 계약 후 막상 들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평일 낮 시간대에는 그 수가 급감했으며 임차 수요가 많긴 하지만 세입자 변경이 너무 자주 이뤄진 것이다. 임씨는 "투자 현장을 수십 번씩 와보고 인근 중개업소나 전문가들한테 도움도 미리 구했으면 좋았을 텐데 사전에 좀 더 신중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상권 투자는 꼼꼼하게 따져 보고 시행하면 투자액의 몇 배를 건질 수 있는 '금싸라기'지만 준비 없이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거품'이 되기도 한다. 이때 예상치 못한 변수나 수익률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사전 상권 파악뿐이다.
서울경제신문이 KB국민은행 WM사업부와 함께 방문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카페거리는 20~40대가 주 고객층인 밀집 상가지역으로 3.3㎡당 호가가 4,000만~1억원까지 형성돼 있는 지역이다.
홍대 초기 상권인 홍대입구 주변의 현재 3.3㎡당 시세가 5,000만~1억 2,0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음을 감안할 때 홍대입구에 육박하는 상권으로 성장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확대되고 있는 상권에 투자할 때는 가격 적정성과 임차인 구성, 상권 흐름 세 가지를 먼저 파악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핵심상권 시세는 공시지가의 4배까지 형성=서교동 카페거리의 시세는 3.3㎡당 공시지가의 3~4배 수준이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경우도 공시지가보다 3배 가량 높은 가격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는 공시지가의 2~2.5배 정도인 일반지역에 비해 더 높은 매매가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해당 지역의 시세가 공시지가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카페골목 내에서 단독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개조한 한 건물은 공시지가가 8억4,300만원이지만 매매가는 30억5,0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핵심 상권은 뜨는 지역이기 때문에 무조건 공시지가가 낮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투자자의 예산과 업종을 따져 통큰 베팅을 할 수도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권이 확대되면서 기대감에 찬 건물주들이 호가를 높게 올려놓은 것인지, 실제 거래가 그 가격대에 이뤄질 수 있는지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는 것이 1순위다.
◇'유령 세입자' 주의해야=건물에 점포를 낸 세입자들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살피는 것은 임대수익률과 직결되는 주요 체크 사항이다. 건물 매매를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일부 건물주들은 주변인들의 명의로 직접 매장을 열기도 한다. 실제 세입자가 없어도 건물주가 세입자인 양 위장하는 '유령 세입자'인 셈이다. 유령 세입자를 통해 임대수익률이 높은 것처럼 꾸민 후 높은 가격에 건물을 매매하는 것이다.
KB부동산 WM사업부 관계자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직접 해당 상점에 여러 번 방문해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점포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 로드뷰처럼 도로 모습이 자세하게 찍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과거에도 그 점포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상권이 주변까지 확대되고 있는 지역은 임대수익률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야 안정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 서교동 카페거리의 경우 평균 임대수익률은 연 3~4% 가량이고 최고 수익률은 5% 수준이다.
◇눈으로 직접 보고 데이터 활용해야=평일과 주말, 낮 시간대와 밤 상권이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꾸준히 지역을 방문해 주요 이용 연령층 등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체크 방법이다.
인근 대중교통 노선이 어떻게 형성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길을 따라 걷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권은 길을 따라 발달하기 때문에 한 블록 뒤편에 위치하거나 골목이 한 번 꺾이기만 해도 매매가가 떨어지게 된다. 또 업종별 점포 수 증감률과 매출액 감소 업종을 알아보고 건물 내 점포가 인근 상권에 어느 정도 분포해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주택을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있다. 다가구주택을 리모델링해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해 활용하면 더 낮은 금액으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경우 주차면적도 주택은 시설면적 100~150㎡당 1대지만 근린생활시설로 리모델링하면 제1종의 경우 200㎡당 1대로 완화된다. 확보해야 할 주차공간이 줄어들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리모델링 비용은 어떤 조건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3.3㎡당 평균 250만원 가량으로 책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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