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장관급 관료가 인민정부 수립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했다.
장즈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이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다고 이날 신화통신이 전했다. 장 주임의 방문은 지난 2월 장관급인 왕위치 대만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당초 4월로 예정됐지만 양안 서비스 무역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대만의 시위로 연기됐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장 주임의 대만 방문에서 미뤄졌던 경제협상 타결과 정부기구 간 상호 사무처 설립 등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며 양안 정상회담 방안을 가지고 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장 주임은 전일 대만 화렌현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양안 정상회담은 국제적 장소가 아니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대만이 요구하는 오는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기간 중 시진핑 국가주석과 마잉주 총통 간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양안 정상 간 만남의 전제로 국제회의 장소 불가, 중화민국 국호 사용 불가라는 두 가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형식상 국가원수가 아닌 경제체제 영수 간 회의인 APEC에서 양안 정상 간 만남이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최적의 장소와 시간이라는 얘기다.
장 주임의 대만 방문에 대해 대만 언론과 전문가들은 양안 간의 비교적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초보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주웨이둥 중국사회과학원 대만연구소 부소장은 "양안 간 회담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장 주임이 대만 방문기간 중 각계각층의 대만인들을 만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 주임은 신베이시·타이중시·가오슝시 등도 방문해 소수민족·중소기업인·농어민 등 여러 부류의 대만인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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