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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부동산, 이젠 발품보다 손품


새해 첫출발과 함께 신입직원이 입사했다. 새싹이 돋아나는 봄철 봄동의 소탈한 맛과 향긋함이 배어날 듯한 얼굴들. 조촐한 점심식사로 축하의 자리를 같이하며 그네들의 포부와 고민을 함께 해봤다. 오늘의 청년은 고달팠다. 한참 부풀어 있을 사회 초년생의 모습은 열악한 고용시장을 뚫고 온 피곤함이 교차해 있었다. 늦은 취업으로 급하게 다가온 결혼준비, 전셋집 투어가 매주 펼쳐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요즘 중고차를 사려면 먼저 인터넷으로 실물사진과 가격, 사고유무 등을 알아보고 거래에 나선다. 그런데 아직도 집을 알아보려면 우리 신입직원과 같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왜일까. 이는 부동산의 특수성 때문이다. 부동산은 땅에 붙어 있어 옮겨 보여줄 수 없고 각 부동산마다 위치, 구조와 넓이와 같은 개별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역마다 가격수준이 다르고 같은 지역에서도 개별 부동산의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동산을 다루는 부동산 시장은 기본적으로 불완전경쟁시장이다. 불완전경쟁시장은 비효율성을 내포한다. 시장의 비효율성은 정보의 비대칭으로부터 나오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 역세권 개발정보를 사전에 알게 된다면, 이를 이용해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를 투기라고 부른다. 정보의 독점은 부동산 시장이든 증권시장이든 투기수준의 비상식적인 초과이윤을 낳게 한다.



부동산 시장에서의 정보 공개는 이러한 투기나 급격한 가격변동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공개된 정보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주게 된다. 20여년 전 지가공시법이 제정되며 토지 가격을 공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주택 공시가격,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전월세 자료 등이 공개되고 있고 부동산정보 포털서비스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부동산의 개별적인 특성정보도 공개되고 있다. 가히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만한 수준이다.

이러한 변화의 노력이 부동산 투기억제와 서민주거 안정은 물론이거니와 신혼 전셋집을 구하는 젊은이들의 발품을 조금이나마 덜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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