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와 해미성지 등 충남지역의 천주교 성지를 잇따라 방문한 이후 이 일대를 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이곳 저곳에서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너도 나도 성지를 관광사업화하겠다고 나설 경우 상품성 또한 떨어질 수 밖에 없어 해당 지자체들이 '파파의 선물'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역에는 9개 시·군에 걸쳐 모두 11개의 카톨릭 성지가 자리 잡고 있다. 천안 성거산 성지를 비롯해 공주 황새바위성지·수리치골성지, 보령 갈매못성지,아산 공세리성지, 서산 해미성지, 당진 솔뫼성지·신리성지, 부여 지석리 성지, 청양 다락골줄무덤성지, 예산 여사울성지 등이 있다.
이번 교황 방문을 계기로 이미 당진시가 솔뫼성지를 관광명소화할 계획을 내놓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광장'을 조성해 이곳에 프란치스코 교황 동상을 세워 교황방문성지임을 널리 알리고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솔뫼교황쌀, 교황식단 등 다양한 상품도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세워놓고 있다. 서산시 또한 교황이 방문한 해미성지와 해미읍성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며 순례길을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예산군이 여사울 성지를, 보령시가 갈매못 성지를 각각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충남지역 지자체들의 성지 관광상품화 열기가 단기간에 고조되자 난개발 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자체들이 시·군별 성지를 이용해 무분별하게 관광 명소화를 추진하게 될 경우 관광시너지 효과가 저하될 것이 불 보듯하고 시·군간의 과열 경쟁 및 관광마케팅 효과 저하 등의 문제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이 지나치게 추진될 경우 종교시설이 상품화되면서 천주교의 숭엄한 정신까지 훼손시킬 개연성도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교황방문이 충남도내 성지를 널리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사업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없이 분위기에 편승해 일선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상품화하겠다고 나서면 관광시장 창출에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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