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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일줄 모르는 엔고, 장기화 될듯

美 경기침체 등으로 올들어 벌써 세번째 최고치 경신<br>시장개입 카드도 "무용지물"


엔화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미ㆍ유럽의 경기침체 등을 감안할 때 엔고현상이 구조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장 불안 때문에 글로벌 외환거래 규모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당분간 사소한 변수에도 엔화 가치가 폭등하며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엔화는 지난 21일 뉴욕 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75.78엔을 기록, 약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3월과 지난 8월19일에 이어 올해 들어서면 벌써 세 번째로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이날 기록적인 엔고는 일본 정부가 발표한 2조엔 규모의 엔고 방어대책에 대한 실망감과 뉴욕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의 3적 양적완화 가능성 언급 등이 복잡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즈미 준 재무상은 "과도한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당장이라도 시장개입 카드를 꺼내 들 태세지만, 주요국의 공조체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사상 최고치의 턱밑에서 움직이는 엔화의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7월부터 80엔 선을 뚫고 가파르게 오른 엔화 가치는 8월19일 달러당 75.95엔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76~77엔대에 머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발 나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고는 이미 구조적 현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과 미국이 경기침체와 재정긴축이라는 상반된 덫에 빠진 반면 일본은 대지진 이후의 부흥수요와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경기가 상승기류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에 발목을 잡힌 신흥국 경기마저 흔들리기 시작해 지금껏 신흥국으로 몰렸던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엔화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 금융컨설팅업체인 MFR의 에릭 니커슨은 "유럽의 불투명한 정세의 영향을 받아 리스크 도피처인 엔화를 사들이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국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단행할 경우 미일간 금리차이가 좁혀지면서 가파른 엔화 강세가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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