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데 실패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탈퇴할 것이라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위험 국가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입찰 금리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유럽 증시가 14일(현지시간) 개장 직후 폭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재무부는 이날 입찰을 통해 52억5,000만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입찰 금리는 상승해 국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날 3년 만기 국채의 입찰금리는 3.91%로 전 달 3.89%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이탈리아 정부가 같은 돈을 조달할 때 더 많은 이자 비용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10년물 국채와 13년물 국채의 입찰금리는 각각 5.66%, 5.90%를 기록했다.
스페인 역시 더 높은 이자로 국채를 발행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국채 입찰을 통해 29억유로를 조달하는데 성공했지만 12개월물 국채 금리는 전 달 2.6%에서 3%로 뛰었고 같은 기간 18개월물 국채 금리 역시 3.1%에서 3.3%로 상승했다. 스페인은 오는 17일 대규모 장기 국채 입찰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유로존의 산업경기를 나타내는 산업생산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유로존의 3월 산업생산이 전 달 보다 0.3% 감소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5% 상승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3월 전년 동기대비 산업생산은 2.2%나 감소해 2009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그리스 우려와 부진한 경제 지표가 겹치며 유럽 증시는 이날 장 초반 폭락세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는 장 중 3% 넘게 하락했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30지수 역시 각각 1.7%, 2%씩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 위기의 진앙인 그리스 아테네 증시는 이날 장 초반 5.27%나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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