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7일 대균씨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또 대균씨에게 본인 소유 오피스텔을 빌려주는 등 도피행각을 도운 하모씨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에도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일단 영장이 발부되면 대균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 승계를 받은 인물로 알려진 차남 혁기씨의 행방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혁기씨는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에서 5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균씨와 마찬가지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다. 혁기씨는 이미 다른 제3국으로 도피해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검찰은 아직 행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목적을 경영비리에 따른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세월호 침몰 원인 제공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유 전 회장 일가 재산을 환수하는 데 두고 있기 때문에 혁기씨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유 전 회장의 사망이 공식 확인되면서 공소권 없음 처분 결정이 조만간 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경영 후계자인 혁기씨 조사 없이는 앞으로 구상권 청구 소송 등 민사 소송에서 승소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혁기씨는 송국빈(62·구속기소) 다판다 대표 등 기소된 측근 8명의 공소장에 적시된 거의 모든 범죄 혐의에 유 전 회장과 함께 공범으로 기재돼 있다.
검찰은 아울러 미국 내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이사나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의 소재를 대균씨가 알고 있는 지에 대한 조사가 벌일 방침이다.
유 전 회장의 사망 원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운전사 양회정씨와 김엄마에 대한 소재를 알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대균씨 도피에는 직접 관여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균씨가 이들과도 접촉을 하며 유 전 회장과 연락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각가로 알려진 대균씨가 청해진해운 등 관계사의 경영에 직접 개입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집중할 계획이다.
대균씨는 유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청해진해운 등 일가 계열사로부터 상표권료와 컨설팅 비용을 지급받는 등의 수법으로 99억원의 돈을 빼돌리거나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대균씨는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이자 또 다른 계열사 대표도 맡고 있어서 2,000억원대에 달하는 일가의 재산형성과 계열사 경영에 어느 정도 개입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밖에 이번에 검거된 수경씨 외에 대균씨의 행방을 도운 제3의 조력자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 소속 직원 중에 용인 거주자가 많은데다 다른 조력자의 도움 없이 대균씨가 3개월 넘게 오피스텔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검찰은 대균씨가 오피스텔에 갈 당시 수경씨 외 다른 인물이 동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미 구속된 대균씨 운전기사 고모씨 등을 이날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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