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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삼성임원, 보험설계사로 '인생 2막'

삼성생명 감진성씨


삼성그룹 임원 출신이 인생 2막의 무대로 보험설계사를 선택해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는 한편 사회공헌에도 적극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인생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를 떠올리게 만드는 삼성생명의 감진성(62ㆍ사진)씨. 그는 지난해 5월 기업 대상의 단체보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CFC 사업부에 입사한 지 8개월 만에 CFC 신인대상을 수상했다. 수입보험료는 4억4,500만원이고 본인의 수입도 억대가 넘는다. 감씨는 지난 1966년 경기상고를 졸업한 뒤 삼성 공채로 입사해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70년대 초에는 고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비서실에 들어가 삼성중공업 설립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재무ㆍ인사ㆍ영업 등을 섭렵한 뒤 2003년 상무로 은퇴했다. 이후 그는 삼성 계열사 사업장 40여곳에 김치와 쌀 등을 납품하는 회사를 설립해 최고경영자(CEO)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2004년 5월 청천벽력 같은 시련이 닥쳤다. 큰 아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부인 박영신씨가 충격으로 걷지도 못하게 되자 회사를 정리, 아들이 다녔던 충남대 수학과에 장학재단을 세우고 경남 합천의 해인사로 들어갔다. 해인사에서 그는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에게서 납골당과 함께 절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투자금 300억원을 마련하고 인간문화재들을 수배해 해발 900m 가야산에 고불암을 지었다. 감씨가 불사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초 하산하자 지인이 찾아와 보험일을 권유했다. 고심하던 감씨는 불교용어인 '하심(下心)'을 떠올리며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체면을 중시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저 자신을 마지막으로 담금질하고 살아온 과거를 점검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 CEO들을 만날 때 보험의 '보'자도 꺼내지 않았다. 다만 화려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종 강연회를 주선하거나 중소기업이 개발한 신기술ㆍ신제품을 대기업에 연결해주는 등 해결사 역할을 했다. 이는 곧 영업 성과로 이어졌다. 감씨는 "그동안 얻었던 모든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며 "돈을 벌면 좋을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망대로 매년 두 차례 장학재단을 통해 충남대 수학과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남아프리카 스와질란드에 조그만 병원도 지어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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