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이날 오후 모교인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비판과 함께 새누리당은 이번 단일화 중단을 계기로 공격목표를 문 후보로 모아가고 있다.
문ㆍ안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후보를 역전하기 시작했고 단일화 협상 중단으로 안 후보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략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박 후보의 12월 대선 경쟁상대가 문 후보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까지 분산된 화력을 문 후보에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의 핵심관계자는 "야권의 최종 후보가 누가될 것인지 계속 안갯속이었지만 이제는 안개가 걷히고 있다"면서 "문 후보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공격 타깃을 문 후보로 가져가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단일화 협상 중단 결정이 정치쇄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결국 문 후보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이제이(以夷制夷ㆍ적을 이용해 다른 적을 제압한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협상 중단, 갈등, 후보 간 화해, 극적 합의 등은 정해진 각본"이라며 "민주통합당이 즐겨 쓰는 프로그램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판단에 따라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문 후보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박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단일화 갈등은 또 나올 것이다. 앞으로 2~3번 더 갈등과 마찰이 나올 것"이라면서 "저축은행 수수료 의혹에 이어 문 후보를 겨냥해 추가적인 의혹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새누리당은 대선 초반 안 후보에게 집중했던 의혹과 검증 이슈를 문 후보 쪽으로 돌리고 있다.
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방한계선(NLL) 발언, 문 후보가 재직했던 법무법인 부산의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의 70억원 수임을 다루는 진상규명특위를 각각 구성했다. 박 후보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2연평해전 및 천안함 유족을 면담한 것도 문 후보에 관한 우회적 공세로 풀이된다.
당은 예산안 처리 지연 책임도 문 후보에게 넘기고 있다. 11월2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하고도 문 후보 측이 '차기 대통령 예산'을 요구하며 상임위와 예결위 심사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안 후보에 대한 공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감정싸움이 심해지다 보면 안 후보 캠프에서 이대로 선거를 치르는 게 낫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면서 삼파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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