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팀은 최근 성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11명의 휴대폰 통화 기록과 송수신 기지국 위치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신원불명의 인사들과 접촉한 단서를 여러 건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11명에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인 이모씨와 전 경남기업 상무 박모씨 등 성 전 회장의 금품전달 의혹 전말을 잘 알 만한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신원불명의 인사들은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차명전화나 공중전화를 이용해 경남기업 관계자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치권 인사가 측근을 통해 입막음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신원불명 인사에 대한 추적 작업에 들어갔다.
검찰은 아울러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이 개인 컴퓨터나 휴대폰에서 일부 내용을 삭제한 것도 회유 작업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증거인멸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휴대폰 등에서 삭제된 부분에 등장하는 인물과 회유 통화를 한 인물이 같은 사람으로 나타날 경우 우선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15일 경남기업 관계자들이 본사 압수수색을 앞두고 사내 폐쇄회로TV(CCTV)를 꺼둔 채 증거자료를 건물 밖으로 빼돌렸다는 의혹 역시 회유·증거인멸의 측면에서 수사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이번주 중반부터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을 불러 금품전달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소환조사 과정에서 회유를 받은 적이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특별수사팀은 경남기업의 전반적인 자금 흐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 회사 실무직원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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