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대와 연세대ㆍ고려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에 따르면 세 개 대학 모두 대출 상위 20위권 내에 든 도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가 유일했다. 이 도서는 서울대와 고려대에서는 각각 27회와 50회씩 대출돼 순위 16위에 이름을 올렸고 연세대에서는 87회로 7위를 기록했다.
각 대학별 대출 도서 1위는 제각각이었다. 서울대는 51회 대출된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오르면서 변함없는 인기를 이어갔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총, 균, 쇠'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 다른 책보다 보유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대출 예약이 모두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고려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연세대는 박정세 교수의 '성서와 한국 민담의 비교연구'가 대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에서 종교학 서적이 이례적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신학과를 제외한 학생들의 필수 이수 과목인 '기독교와 세계문화' 수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인기를 끈 도서도 많았다. 서울대와 고려대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서울대 18위ㆍ고대 3위)'와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서울대 15위ㆍ고대 17위)'을 많이 빌려갔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서울대(12위)와 연세대(20위)에서 모두 20위 안에 들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고대 9위ㆍ연대 12위)'와 장하준 교수의 '그들의 말하지 않는 23가지(고대 15위ㆍ연대 18위)',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고대 12위ㆍ연대 13위)'가 공통적으로 20위 안에 들었다.
서울대는 소설을 포함한 인문학 도서 12권이, 고려대는 13권이, 연세대는 11권이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려 전반적으로 인문학 서적이 강세를 보였다. 세 학교의 대출 순위를 분석해보면 인문학 도서 강세 속에서도 서울대는 사회학이, 고대와 연대는 소설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서울대는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17위)'와 최장집 교수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19위)' 등 사회학 서적이 주목을 받은 반면 고려대는 조정래의 '아리랑(14위)', 기욤 뮈소의 '종이여자(20위)' 등의 소설이, 연세대는 토마스 만의 '마의 산(6위)',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9위)', 티에리 종케의 '독거미(15위)' 등의 소설이 순위표 윗 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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