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전신 홍반성루푸스 환아 김보람 양의 특별한 소원 이뤄줘
지난 23일 서울 갤러리아명품관 고메이194에 수줍음을 띤 미소가 예쁜 열네삿 소녀가 찾아왔다. 소녀는 요리사 유니폼을 입고 검은색 에이프런을 허리에 둘렀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요리사 모자를 머리에 썼다. 모자에 적힌 이름은 김보람(가명ㆍ사진 가운데).
보람이는 디저트 매장인 타르틴에서 헤드셰프, 디 가레트 에드워즈씨와 함께 밀가루 반죽을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근사한 파이를 완성했다.
보람이가 만든 파이는 특별하다. 제빵사 겸 바리스타를 꿈꾸는 보람이는 현재 전신홍반성루푸스라는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전신홍반성루푸스는 피부나 관절, 여러 장기에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적 인 질병으로 외출과 활동에 제약이 많아 활발하던 보람이는 투병으로 인해 내성적으로 변했다. 최근에는 병세가 호전돼 학교생활도 다시 하고 있지만 오랜 통원치료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다.
이런 보람이에게 어린이날을 앞두고 멋진 선물이 도착했다. 바로 갤러리아의 ‘위시데이’였다. 갤러리아가 “장래희망인 바리스타와 제빵사가 되어보는 것”이라는 보람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매장으로 초청한 것이다.
보람이는 이날 파이를 굽고 빈스앤베리즈 매장에서 전문 바리스타로부터 일대일 강습도 받았다. 직접 커피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보람양의 아버지는 “오랜 병마생활로 지쳐 있는 보람이에게 오늘의 추억이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보람이의 아버지는 이날 보람이가 직접 만든 파이를 선물로 받았다.
문성근 갤러리아명품관 영업기획팀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소원을 성취한 환아가 투병생활 속에서 힘들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위시데이를 추억하며 힘을 얻고 있다는 이야기에 작은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희귀난치병 환아들의 완치 의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성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는 ‘갤러리아 메이크어위시 바자’의 수익금으로 희귀난치병 환아들의 소원 성취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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