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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0월 13일] 한국 태양광 업체의 현주소와 가능성

지난 9월21일~24일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세계 최대 태양광박람회인 'EU PVSEC 2009'가 열렸다. 현장에는 참가업체들 사이에서 '차이나 타운'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중국기업이 많았다. 총 35개국 945개 참가업체 중 중국회사가 95개로 개최국 독일(453개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박람회 현장은 그야말로 중국의 인해전술식 태양광시장 공략현황을 체감하게 하는 자리였다. 한국업체는 어떠한가. 총 19개사가 참가해 역대 가장 많았지만 독일ㆍ중국에 비하면 수적으로 크게 부족했다. 세계 태양광시장의 판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특히 태양광 셀, 모듈 제조 부문은 한국업체의 고전이 심하다. 태양광 분야 세계1위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독일보다 평균 10년가량 시장진입이 늦어져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리고 막대한 자금투자와 대량생산으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중국에도 밀린다. 불과 5개월 전 와트당 평균 1.6유로대에 판매되던 한국산 결정질 모듈이 전시현장에서는 1.5유로 이하로 호가를 해야 바이어와 상담이 가능할 정도였다. 결국 기술혁신을 통한 모듈 효율 제고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내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기에는 독일이나 중국처럼 대대적인 정부차원의 연구개발(R&D)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발전차액 지원 강화를 통한 시장성 확대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셀 및 모듈 소재 제조사의 상황과는 달리 모듈 효율 증가장치를 선보인 국내업체는 세계 바이어의 이목을 끌었다. 태양광 모듈에 부착하는 장치로 모듈의 전기출력량을 올릴 수 있는 혁신기술을 선보여 코너지(Conergy) 등 세계 유수 모듈업계의 부스 방문과 전략적 제휴문의를 받았다. 태양광 소재 제조 분야와 달리 국내 태양광 장비는 마케팅만 제대로 된다면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다. 태양광 장비의 경우 아직 중국업체의 기술력이 떨어져 중국의 웨이퍼, 셀 제조사 또한 대부분의 장비를 독일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및 반도체 장비 기술과 유사해 한국은 후발주자지만 기술력 면에서는 독일의 만츠(MANZ AUTOMATION) 등 태양광 장비 업체와 대등하거나 오히려 우월하다는 것이 참가업체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가격경쟁력 또한 국산이 약 30% 높다. 대등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되 독일 턴키 공급사에 납품하는 방법으로 이미 시장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는 업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키워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기술과 중국의 가격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한국의 상황은 세계 태양광시장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샌드위치의 알맹이는 중간에 껴 있다. 알맹이를 일궈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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