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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안전ㆍ보안'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주거지역에서 부녀자 납치 등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보다 안전한 아파트 조성을 위해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보안시설 구축에 힘을 쏟는 추세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달 입주하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에 사설 보안업체의 전문 경호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전문 경호원들은 입주민이 건물에 들어서 귀가할 때까지 모든 동선에 배치돼 24시간 외부인의 무단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게 된다.
또 입주민 주차장 출입구는 하나만 둬 자동차 진·출입 통제를 쉽게 했으며 경호원들이 직접 발레파킹을 해주도록 했다. 지하 주차장에는 비상콜 시스템도 설치되며 차량이 주차장으로 들어오면 집안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를 통해 자동으로 가족들에게 귀가정보를 통보해준다.
대림산업은 스마트폰을 단지 내 CCTV 시스템과 연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신규 분양 아파트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입주민이 자신의 동선을 고려해 아파트 내 설치된 CCTV의 촬영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어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2009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 센트레빌'에 방범 로봇 '센트리'를 처음 선보였던 동부건설은 최근 이를 확대하고 있다. 센트리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3개의 CCTV 렌즈를 갖춘데다 반경 50m까지 감시할 수 있는 첨단 보안 장비다. 단지 내 센트리 간 연계가 가능해 침입자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고 적외선 카메라 기능까지 갖춰 어두운 사각지대의 위험요소도 파악할 수 있다.
현대건설도 첨단 시스템인 '힐스테이트 CPTUD(Crime Prevention Through Ubiquitous Design) 시스템'을 개발, 이를 주요 아파트 단지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사각지대에 CCTV를 설치한 것은 물론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단지 내 어디에서든 버튼만 누르면 모든 카메라가 비상 모드로 전환돼 관리사무소와 출동경비업체 등에 통보되도록 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아파트 보안시설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안전에 대한 입주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사 아파트가 범죄 현장으로 활용될 경우 이는 단순 하자 보수 등의 문제로 인한 기업 이미지 훼손과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라는 것도 보안시설 강화에 힘을 쏟게 하는 이유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범죄에 취약한 아파트로 낙인 찍히면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특히 지나친 보안에 따른 불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활용해 안전과 편의를 함께 추구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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