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5' 도약 물거품 되나 "해외서 쌓아온 명성·브랜드 이미지 타격""사태 장기화땐 판매차질도 불가피할것"합작사등 해외 파트너들도 전전긍긍 특별취재팀=이진우 팀장, 김현수·민병권기자(산업부), 고진갑특파원(베이징), 서정명특파원(뉴욕) /rain@sed.co.kr “현대차의 야심찬 도약이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니냐.”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이다. 법적 기준이 아니라 산업적 기회의 차원에서 봤을 때 나오는 대부분의 반응이다. 검찰 수사가 해외 언론 등을 통해 그대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힘겹게 쌓아온 현대ㆍ기아차의 브랜드 가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글로벌 톱5를 향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의 타임테이블은 이미 검찰의 수사일정에 막혀 여기저기 잔금이 갔다. ◇‘글로벌 초일류 도약’ 꿈 무너지나=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형 자동차 딜러 업체 ‘오브라이언 오토모티브팀’의 조 오브라이언 사장은 “미국인들은 기업 로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현대차가 해외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명성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우쉐쥔(朱学軍) 상하이 지역 판매 딜러 역시 “중국 소비자들이 아직 현대차 사태를 정확히 몰라 판매에는 영향이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대차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판매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야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 않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누구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으로 확산될 경우 현대차, 크게 말해서 한국자동차의 중장기 성장동력은 힘을 잃기 십상이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실질적인 해외판매 감소로 이어질 경우 국가 단위의 산업적 손실을 피하기 힘들다. 오토얼라이언스(Auto Alliance)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대규모 구조변화를 겪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업계도 최근 비상경영 선포 등 내부적으로 초긴장 상태인 것으로 안다”며 “감량 경영과 신기술 경쟁 등에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매우 안타까운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는 해외 공장 확충에 맞춰 그동안 딜러들의 질적 향상 프로그램과 지역별 브랜드 전략, 월드컵 후원 등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왔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목표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해외 파트너들도 전전긍긍=“최근 독일 디 벨트지와 비즈니스위크 등에 게재된 현대차 비자금 수사 소식과 관련해 해외 현지에서는 노골적으로 (이번 사태로) 현대ㆍ기아차 브랜드가 2~3류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가 전하는 해외현지 마케팅 현장의 생생한 반응이다. 그는 “현대차와 합작관계를 맺은 곳은 물론 현지 공장을 유치했거나 유치할 예정인 ‘해외 파트너’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마치 자신들의 일처럼 강한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며 “지금은 말 그대로 글로벌 초일류 도약과 몰락의 사이에서 벼랑 끝에 위태롭게 서 있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기아차 미국 공장이 들어설 조지아주 투자청의 한 관계자는 “기아차 공장 건설이 대규모 직간접 고용을 창출해 지역경기 활성화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왔으나 착공식까지 연기돼 매우 유감“이라며 “검찰 수사 등 이번 사태가 조속히 종결돼 ‘반가운 손님 기아차’를 하루빨리 맞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의 좡지에(壯杰) 관리본부장은 “시장 상황이 격해져 판매가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제2공장 건설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한국 현대 본사의 원활한 협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해 염려스럽다”며 “만약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 유럽 공장을 유치한 체코 투자청 프로젝트 관계자 역시 “이번 사태가 노소비체 공장 건설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현대차 측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 공장 건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냉엄하게도 바로 같은 시간 한켠에서 현대차의 해외 경쟁업체들을 중심으로 “지금이야말로 우리를 맹추격해온 현대차는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을 따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이를 ‘최대의 호기’로 받아들이는 모습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4/1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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