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장관은 이날 외교부와 동아시아연구원이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국제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역사적 수정주의는 잘못된 내셔널리즘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영유권 분쟁과 군비경쟁에 오히려 불을 댕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현재 태평양은 많은 갈등을 겪고 있고 동해부터 동중국해, 남중국해까지 여러 주변국을 괴롭히고 있다”며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토머스 홉스의 유명한 말이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모든 문제가 생겨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냉전 이후 계속됐던 경제적 의존성의 심화가 약화될 것이며 지역 전체가 과거로 퇴행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장관은 동아시아 긴장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은 경쟁국이 적이라는 극단적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며 “냉전적 사고방식으로는 미래를 열 수 없으며 군사력에 의존한 평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동아시아 공동 안보의 문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길 문제가 아니며 양자 갈등의 인질이 돼서도 안된다”면서 “이제는 어떤 국가도 평화를 위해서는 타협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얀마는 개혁과 개방을 추진,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받아들였으며 국제사회는 이런 방향 전환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며 “이제 북한은 미얀마와 베트남의 길을 따라야 한다. 이런 전략적 결정은 빨리 내릴수록 좋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로 가는 것에는 여러 난관이 있으며 북한의 핵개발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핵심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