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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네트웍스 대표 김철, 동양그룹의 숨은 실세 ‘논란’

동양네트웍스 김철(39) 대표이사가 동양그룹 사태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07년 말 경영일선에 나선 이혜경 부회장의 신임을 얻어 그룹의 구조조정과 인사,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에 영향을 미쳤다고 동양그룹과 시장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또 동양네트웍스는 실제 법정관리의 공동관리인으로 김 대표를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오너 일가와 가깝다는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가 동양그룹에서 동양매직과 웨스트파인 골프장, 주식 등 매각 과정에 개입하고 기업어음(CP) 등 발행을 주도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대표는 새롬기술의 후신인 코스닥상장사 솔본의 자회사 솔본미디어 대표를 지내다가 이혜경 부회장을 알게 돼 동양그룹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솔본의 홍기태 회장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증권가에서 홍 회장은 2007년 한때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을 웃돌 만큼 잘 나가던 코스닥 정보기술(IT)벤처 새롬기술을 인수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과 투자 등으로 성공한 투자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말대로 각종 투자와 관련된 수단과 기법 등을 어깨 너머로 배웠을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는 그러나 동양그룹 실세 논란에 대해 “자신은 실세가 아니고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입장자료를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구조조정 계획과 실행은 현재현 회장과 전략기획본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그룹 내부 실세라는 설에 대해 “다른 임원과 갈등으로 생긴 오해이며 계열사 CP 발행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동양매직은 ㈜동양이 소유하고 있어 동양네트웍스와 본인은 (매각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웨스트파인 골프장 매각을 반대한 것은 장부가가 790억원인데 600억원도 받지 못할 것 같아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양네트웍스의 대표로서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에 개입했다는 루머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법정관리 신청 전날 동양시멘트 재무팀장의 자금 요청을 받고 부도에 직면해있는 상황을 알았고, 법정관리 신청은 부도와 상장폐지 등을 피하기 위한 경영진의 판단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현 회장 장모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동양네트웍스에 무상으로 대여한 1천600억원 규모 오리온 지분은 법정관리 신청으로 증여절차가 중단됐다며 “최단 시간에 증여 전환을 추진했으나 동양네트웍스가 300억원 이상 법인세를 부담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했고 그 시점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예술종합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졸업하지 않았다는 김 대표는 동양그룹 입사 배경에 대해 솔본미디어의 대표, 계열사 포커스신문사의 뉴미디어 사업부문을 겸직하고 있을 당시 포커스 주최 행사에서 디자인에 관심 많은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을 처음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테리어와 디자인 관련 업무를 통해 자연스레 동양그룹 입사 추천을 받아 2008년 입사하고 그룹 구매총괄본부를 만들어 본부장을 맡으면서 구매 효율화에서 성과를 냈고 이를 계기로 ㈜미러스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동양네트웍스 대표로 전격 발탁됐다기보다 구매총괄본부장부터 미러스 설립, 동양시스템즈와 합병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주도해 왔다”며 “대표이사로서 본인이 관리인에 선임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고 동양네트웍스의 빠른 회생, 사태수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룹에서 사온 자산은 법원 관리하에 동양네트웍스를 살리는 데만 쓰일 수 있도록 잘 매각할 것이다. 유동성만 회복한다면 동양네트웍스는 충분히 회생 가능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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