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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으로서의 미국 역사'를 통해 미국이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제국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저자는 21세기에도 제국이 필요하며 미국은 스스로 제국임을 인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제국은 대부분의 경우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져 왔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제국의 역할'을 긍정하면서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제국이란 '자유의 힘'을 바탕으로 한'자유주의적 제국(Liberal Empire)'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미국이 과연 성공적인 자유주의적 제국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비즈니스스쿨 교수이자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되기도 한 저자는 "미국은 제국이 되었으나 미국인들은 그에 걸맞은 사고방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럴 경우 미국이 제국이었던 소련처럼 신속히 해체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우선 제국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한다. 미국인들은 대체로 미국에 제국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해왔고 제국임을 인정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미국이 국가 탄생기부터 항상 제국이었다고 말한다. 아메리카 제국 흥망사(The Rise and Fall of the American Empire)라는 부제를 붙인 저자는 "오늘날 미국은 제국이다. 그런데 기묘한 제국이다. 부는 막대하다. 군사력은 무적이다. 문화적 영향력은 놀랄 만하다. 하지만 다른 제국들과 달리 자신의 영향력을 해외로 뻗치는 데 종종 갈등을 겪는 제국이다"라고 지적한다. 미국인들이 진짜 제국이 수행해야 될 활동에는 관심이 없다는 진단이다. 제국은 있되 제국주의자는 없다는 얘기다. 결국 저자는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제국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반문한다. 미국에 대한 위협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 힘의 공백, 즉 권력의지 결여에서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제국을 부정하는 이런 미국인들의 의지 결여는 외교정책의 갈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쟁의 예를 보자."북한의 파멸을 막은 것은 1950년 11월 중국의 반격 자체가 아니었다. (중략) 미국은 마오쩌둥의 신생 중화인민공화국을 격파할 힘을 갖고 있었다."이같은 트루먼의 '제한전' 전략은 이후 미국의 제국 성장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됐다고 주장한다. '제한전'에 잠재된 제국의 부인과 완곡어법은 베트남에서도 반복됐고 1차 걸프전과 2차 걸프전에서도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이 대영제국보다 덜 효과적인 제국인 이유로 경제적 부족함(세계최대 채무국), 인력의 부족함(전투병력), '주의(注意)'의 부족함(제국의 부인(否認)) 등 3가지를 지적한다. 그럼에도 유럽연합이나 중국, 이슬람 세계가 미국의 견제세력이 되기엔 부족하며 결국 미국이'자유주의적 제국'으로 가장 적합한 국가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를 위해 콜로서스(거인)다운 경제력ㆍ군사력ㆍ문화력에 걸맞은 인식을 바탕으로 세계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 국민에게 미국의 현재 곤경과 과거 제국들의 경험을 연관시켜 보도록 권하고 싶었다"며 미국 국민은 선배인 영국 국민보다 세계의 경찰역할을 더 잘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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