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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17일] 뜬금없는 '부동산 활성화'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주택시장 거품 붕괴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함께 나타났던 현상이다. 5년여 동안의 가격상승 등 부동산 호황국면이 마무리되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저금리 대출을 바탕으로 집을 장만했던 사람들이 대거 할부금 연체 및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몰렸다. 대출자산을 기초자산으로 개발된 주택담보증권 등이 줄줄이 부실화되자 은행으로 위기가 '전염'됐고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그 후 약 2년가량 지나자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미국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주에서 거래 활기의 '바로미터'라 할 고가주택 거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바닥에서 벗어나 차츰 정상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집값 하락세가 가장 적게 나타났던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우리나라다. 미국ㆍ영국은 물론 중국ㆍ호주 등의 급격한 하락세와 달리 우리나라 주택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 금융위기 중반 이후 부동산 버블 논란은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였지만 계속 저금리를 유지해온 아시아 국가에서 더 가열됐다. 중국도 최근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부동산 긴축 정책을 내놓았다. 우리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 2006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ㆍ4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는 총 733조6,600억원으로 늘었고 가구당 빚은 4,337만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정부가 특례확대를 중심으로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ㆍ소득별 대출규제)을 해제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 정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도 시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경북ㆍ경기권에서는 이미 뚜렷한 주택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적인 동향을 감안하면 이런 하락세는 좀 더 앞서 나타났어야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규제를 푼다면 가계의 빚 부담이 느는 것은 물론 더 큰 하락을 가져올 위험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고려하더라도 부동산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은 좀 뜬금없어 보이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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