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에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하지만 잦은 기온변화는 생체리듬과 신체에 변화무쌍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단한 증상을 겪는 일도 많다. 특히 우리 몸에서 가장 바깥에 있는 피부는 기온과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겨울은 대기 중 수분함량의 절대 부족으로 피부에 각종 트러블을 일으키는 일이 많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계절이다.
겨울철 코끝이 찡하도록 차갑고 건조한 날씨는 피부를 가렵고 메마르고 트게 하는 등 여러 가지 큰 자극을 주고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하거나 기존 질환의 증세를 더욱 심하게 만든다.
겨울철 가장 보습에 신경 써야 할 신체 부위로는 입술을 꼽을 수 있다.
입술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특히 계절변화에 민감하다. 날씨가 조금만 건조해지거나 몸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먼저 입술이 부르트고 각질이 생긴다.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초겨울 날씨에는 더욱 바짝 말라 입술이 벗겨지는 일이 잦다. 이럴 때 습관적으로 침을 바르거나 벗겨지는 입술 각질을 뜯어내면 정상적인 피부까지 벗겨져 더 쉽게 건조해지며 트고 갈라지고 피가 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태를 구순염이라고 하며 심한 경우 입술 주위가 붉게 변하고 퉁퉁 붓고 통증도 생긴다.
많은 직장인들이 춥고 건조한 초겨울 구순염을 경험하지만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겨울철은 대기가 건조해 전신 피부 모두 건조해지며 특히 입술이 건조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며 "구순염은 증상과 치료법이 다양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구순염이 쉽게 재발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꾸준히 바세린이나 기타 입술용 보습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순염 예방을 위해서는 입술에 침을 바르거나 입술의 껍질을 손으로 벗겨내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입술은 피부에 비해 외부 자극에 약해 알레르기나 자극피부염이 잘 생기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치료 전 화장품이나 치약 등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피부 반응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구순염 치료에는 입술 전용 보습제나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가 사용되는데 입술은 아주 약한 부위이므로 임의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기보다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 후 적절한 제품을 처방 받아 사용해야 한다.
구순염 예방을 위해서는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고 각질을 뜯어낼 때는 스팀타월로 불린 후 살살 떼어내고 각질 제거 후 에센스나 영양크림을 발라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평소 외출시 자외선차단제가 함유된 립스틱을 바르고 수시로 비타민E가 포함된 입술보호제를 발라 줘 보습을 유지해야 한다. 입술 트는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립스틱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건조한 늦가을과 겨울에 발병하기 쉬운 건선은 다양한 크기의 붉은 발진이 생기는데 그 발진 위에 은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질환이다. 건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팔꿈치·무릎에 처음 나타나고 엉덩이와 두피·팔·다리·손·발 순으로 번져나간다.
초기 증상일 때는 2~3개월 열심히 치료하면 상당히 호전되거나 치료가 되는 편이다. 건선은 햇빛을 적당히 쬐어주면 치료효과가 있는데 햇빛이 부족한 겨울에는 의학적으로 개발된 자외선 치료법을 받는 것이 좋다.
건선은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와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추며 건선의 유발요인을 멀리하는 생활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하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는 건선을 크게 악화시키므로 실내 난방은 20~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고 자주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잦은 목욕을 피하고 비누 대신 오일이나 비누 대용품을 사용하며 샤워 후에는 꼭 보습제를 발라준다. 심하게 긁거나 때를 미는 등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도 겨울철 악화되는 피부질환 중의 하나다. 아토피 피부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참을 수 없이 가렵기 때문에 밤낮이고 긁다 보면 피부에 상처가 나고 진물이 나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2차 염증으로 이어지고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가 나타난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털 스웨터는 피하는 것이 좋고 입을 경우 피부와 맨살이 닿지 않도록 속에 긴팔 면티를 입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달라붙는 타이즈나 스타킹 등도 피해야 한다.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모든 옷에 화학 세제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철저히 세탁해야 한다는 것. 물에 잘 녹는 세제를 사용하고 너무 많은 옷을 한꺼번에 빨면 세제 찌꺼기가 잘 헹궈지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헹굼 횟수를 평소보다 한 번 정도 더 늘리는 것도 좋다.
또한 땀이 나면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너무 두껍지 않은 옷으로 여러 겹 입어 더울 때 쉽게 벗을 수 있도록 한다.
샤워나 목욕 후에는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 피부 건조를 방지해야 하고 목욕을 하지 않은 날에도 보습제는 아침에 1회, 자기 전 1회 온몸에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