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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월 11일] <1591> 인슐린


1922년 1월11일 캐나다 토론토 대학병원. 14세 소년 로버트 톰슨에게 돼지의 췌장에서 추출한 물질을 투입하는 임상실험이 벌어졌다. 톰슨의 병명은 '죽음의 병'인 소아 당뇨병. 발병 3년 만에 체중이 29㎏까지 빠진 톰슨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상실험을 간청했다. 결과는 대성공. 시술 직후 부작용이 없지 않았지만 병세 악화를 막았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혈당치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톰슨은 27세까지 살았다. 토론토 대학병원 병적부에 '양쪽 엉덩이에 인슐린 7㏄씩 주사'라고 기록된 이날의 임상실험은 '20세기 의학이 거둔 기적의 하나'로 역사에 남아 있다. 당뇨병 극복의 길이 열린 것이다. 시술진은 초빙 연구원 프레더릭 밴팅(당시 31세)과 대학원생이던 실험 조교 찰스 베스트(23세). 임상실험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어도 토론토 의대의 생리학 교수인 존 매클라우드(46세)의 공도 컸다. 군의관으로 참전한 1차 대전에서 영웅으로 이름을 날렸을 뿐 무명의 당뇨병 연구가인 밴팅의 가능성을 믿고 교수로 초빙해 실험실을 제공해가며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니까. 당뇨병 임상실험으로부터 불과 1년8개월 뒤 노벨위원회는 밴팅과 매클라우드에게 노벨의학상을 수여했다. 역대 노벨상을 통틀어 이렇게 빠른 시일 안에 업적을 인정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199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내시의 경우 업적을 인정받는 데 40여년의 세월이 걸렸었다. 당뇨병이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오늘날, 인슐린은 여전히 탐구의 대상인 동시에 황금알을 낳는 원천이다. 돼지의 췌장이 아니라 인간의 대장균에서 인슐린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198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바이오벤처 제넨텍사는 매출 100조원을 올리는 세계적인 제약사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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