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떨어진 집값 때문에 아직도…
9·10 대책에 부동산지표 개선 됐지만… 업계 체감경기는 한겨울… 온기 이어갈 추가 부양책 나와야서울 아파트 거래량 70% 증가수도권 낙찰가율 1.1%P 올라건설기업 경기 실사지수 하락세혜택 내달 끝나 위축 가능성
진영태기자 nothingman@sed.co.kr
정부의 9∙10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고 법원 경매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업계의 체감경기는 아직 기대치를 밑돌고 있어 정부의 지속적인 추가 부양책이 요구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혜택에 가을이사철이 겹치면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오는 12월까지 한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온기를 이어갈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지역 거래 한달 새 70% 증가=1일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간 서울시내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3,6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의 2,121건에 비해 70%나 급증한 거래량이다.
특히 강남3구의 거래 증가는 더욱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10월 거래신고 건수는 244건으로 전달의 97건에 비해 151%나 급증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송파구도 전월(178건)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352건을 나타냈으며 서초구도 126건으로 9월보다 85% 늘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취득세 감면 혜택으로 내 집 마련을 저울질하던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혜택이 연말까지 이어지며 급매물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움츠러들었던 경매 시장도 다시 기지개=미분양 아파트 시장과 부동산 경매에도 햇살이 비치고 있다. 특히 양도세 5년 면제 혜택이 주어진 단지에는 거래량이 늘고 있다.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수도권 아파트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비율(낙찰가율)은 9월보다 1.1%포인트 오른 74.9%로 집계됐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5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72.4%까지 떨어졌다가 9월 73.8%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건당 평균 응찰자도 줄곧 5명 미만을 맴돌다 9월 5.3명, 10월 5.6명으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소형 아파트에는 무려 40명의 응찰자가 몰리기도 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집값이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실수요를 중심으로 경매 시장에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체감경기는 아직 한겨울=일부 거래지표가 회복되고 있지만 업계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한국건설산업이 발표한 10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달 대비 11.7포인트 하락하면서 58.9를 기록한 것.
9월 CBSI는 9ㆍ10대책 발표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70.6을 나타내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10월에는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셈이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대책 시행 이후 오히려 CBSI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아직 건설경기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제혜택이 단기에 그치고 연말 대선 이슈로 분양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는 만큼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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