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4일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업무보고에서 "그동안 화학물질 사고 발생과 허술한 사고수습의 가장 큰 원인은 경영진의 안전불감증이었다"며 경영진의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임을 밝혔다.
우선 일정 기간에 화학물질 누출 사고를 세 번 연속 내면 영업을 취소하고 환경오염 피해를 원인 제공자가 물어내도록 하는 '피해배상책임제'가 도입된다.
구미 불산 누출 사고의 경우 365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이 모두 세금에서 나가고 있다. 앞으로는 사고를 일으킨 업체가 피해 배상 책임을 지고 만일 피해액을 부담할 수 없다면 보험으로 배상하도록 할 예정이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하청업체에 책임을 돌리지 않도록 원청자가 배상하게 명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화학물질을 다루는 시설은 설계할 때부터 화학물질이 새나가거나 폭발할 경우 사업장 외부에 미치는 악영향을 평가해 최대한 안전하게 설계하도록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탱크가 폭발했을 때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미리 분석하고 피해 범위가 넓을 경우 탱크를 여러 개로 쪼개거나 밀폐 공간에 집어넣도록 하는 식이다.
환경부는 이 같은 장외영향평가제도 도입 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또 이날 업무보고에서 지난 정부에서 세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재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은 2020년 온실가스예상배출량전망치(BAU)의 30%를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했지만 전망치에 비해 실제 배출량이 크게 웃돌아 목표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실제로 올해 2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분석해 발표한 2010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6,900만톤으로 17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나는 등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8월까지 BAU를 다시 정할 계획이다.
올 초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는 화력발전소 18개소를 신설하는 안이 포함돼 앞으로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윤 장관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번복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BAU 대비 30%를 줄이겠다는 목표는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수정한 전망치에 맞춰 12월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범부처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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