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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9~26일 개최<br>30개국 장·단편 120여개 작품 상영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개막작‘더 프라이즈’ , 레미 베잔송감독의 ‘해피 이벤트’ , 레아 풀 감독의‘핑크 리본 주식회사의 한 장면.

여성의 눈으로 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는 19일∼26일까지 펼쳐진다. 'Spring: 희망 조직하기'라는 주제로 30개 나라 120편(장편 44편·단편 76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개막작은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 파울라 마르코비치의 '더 프라이즈'(2011)가 선정됐다. 감독의 어린 시절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정치적 도피를 감행한 모녀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학교에서 행해졌던 파시즘적 훈육과 군대를 찬양하는 웃지 못할 의식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모습을 7살 소녀 세실리아의 눈으로 담아냈다.

최근 1∼2년 사이 제작된 우수 작품을 모은 '새로운 물결'부문에서는 신자본주의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여성 감독의 통찰을 반영한 작품이 포진돼 있다. 레아 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핑크 리본 주식회사'(2011)는 순수한 의미로 출발했던 유방암 캠페인이 거대 상업자본과 결탁하면서 점차 불투명한 자금운용과 상업적 홍보의 각축장이 되어가는 불편한 진실을 조명한다.

여성의 시선을 통해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가샤 쿄코 감독의 '3.11 여기에 살아'(2011)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지진·방사능 유출 참사 후, 재해를 견뎌내고 극복해나가는 인간의지의 힘을 여성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조명한다. 가샤 쿄코 감독은 영화제 기간 중 내한해 한국 관객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가마나카 히토미 감독의 '잿더미에서 본 희망'(2010)은 원자력 발전소에 반대하는 이와시마 섬 주민들의 28년 투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 원전을 증설하는 것,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모성, 육아, 가족에 대해 여성의 눈으로 비틀어 바라보는 영화도 있다. 레미 베잔송 감독의 '해피 이벤트'(2011)는 계획에 없던 임신과 출산에 부딪친 젊은 부부가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그린다. 아이를 낳은 후 부모가 되는 과정 속에서 겪는 다양한 갈등의 모습들을 여성의 시각과 프랑스 코미디의 리듬으로 풀어낸다.

한편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시각으로 만든 영화를 다루는 국제영화제로 1997년 서울에서 시작된 세계최대 규모의 국제여성영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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