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로 본 사진은 선과의 다툼이다. 선과 선이 만나면 평면을 구성하고 면과 면이 만나면 입체를 구성하듯, 사진가들은 그 만남의 순간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가로 사진은 수평선과 같이 목가적인 풍경에, 세로 사진은 주관적 의도의 구도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된다. 이에 비해 사선은 중력과 반중력이 타협한 선으로 늘 역동성을 지닌다."
경력 30년의 사진기자 출신 저자가 말하는 사진의 참된 의미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저자가 수없이 받아온 이 질문에 대해 친절히 답을 건넨다. 카메라의 기능ㆍ상황에 맞는 테크닉을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더 근본적인 게 필요하다. 저자는'어떻게 찍을까'보다'왜 찍느냐 '에 대한 질문을 건네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덜어내기'또한 좋은 사진을 얻는 지름길이다. 촬영에 몰입하다 보면 화면에 많은 것을 넣으려는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저자는"경험 많은 사진가들은 화면에서 무엇을 덜어낼까 고민한다"며"피사체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거나 렌즈를 조금 더 당겨 욕심을 덜어내면, 마치 촛불 심지에 성냥불을 대듯 강렬한 사진 구성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피사체를 경이롭게 보는 법, 새로운 시선을 사진 속에 담아내는 법 등 베테랑 사진가가 전하는 이야기가 꽤 실용적이다. 베를린ㆍ암스테르담ㆍ파리ㆍ바르셀로나 등 유럽 도시와 홍콩ㆍ할롱베이ㆍ방콕ㆍ코타키나발루 등 아시아 지역, 라스베이거스 등 미주 지역을 소재로 300여점이 넘는 작품 사진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어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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