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北 금융압박 강화 해외 은닉자산 추적·합법자금도 동결키로레비차관 "세계각지 은행에 불법자금 상당액 은닉" 고은희 기자 blueskies@sed.co.kr 미국이 북한의 해외 은닉자산 조사와 함께 합법자금까지도 동결할 방침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 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우리 돈을 위조하는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당신 돈을 위조하는 사람을 체포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 있다는 메시지를 명백히 전달하기 위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중국과 공동 노력을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후 주석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금융 제재 해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에 대한 금융 압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국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테러 및 금융담당 차관보도 이날 별도의 회견을 갖고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의 은행에 북한이 상당한 양의 불법 자금을 숨겨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융 기관들로 하여금 북한 계좌를 보유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면밀하게 평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또 "위조지폐 제작 등을 포함한 북한 정권의 일련의 불법 행위들을 놓고 봤을 때 북한 자금은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 북한의 모든 해외 자산을 제재 대상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레비 차관의 발언은 북한이 불법 자금을 은닉한 장소로 유럽을 지목했다는 것과 북한에 대한 금융 압박 대상을 해외 자산 전체로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그 동안 해외 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시키는 등 금융 거래를 일부 정지시키는 조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 정권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에 본격적인 제재 조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검은 돈이 흘러 들어간 곳으로 유럽을 지목해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을 압박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 해 9월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의 계좌를 동결시킨 이후 거래선을 다각화하는 등 자금 융통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과 산케이신문은 지난 20일 북한이 베트남과 러시아 등 10여개국의 23개 은행에 새롭게 계좌를 개설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입력시간 : 2006/08/22 17:24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