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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팀 B직원의 임신을 축하합니다."
김춘선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은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여직원들의 임신이나 출산소식을 접하게 되면 바로 전체 사무실에 중계되는 스피커를 통해 이같이 말한다.
김 사장이 부임한 이후 가장 달라진 모습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는 속 깊은 뜻이 담겨있다. 2005년 출범한 IPA는 지금까지 남자직원 비율이 압도적이어서 여직원들은 임신 직후 몸이 힘들 때도 내색하지 못하고 속으로 힘들어했는데 김 사장이 'B직원의 임신을 축하한다'고 공개적으로 알리고 나서부터는 다른 동료들도 사실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업무 배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IPA는 항만관리와 물류부지 개발이라는 직무 특성상 '금녀의 벽'으로 느껴질 정도로 여성 비율이 높지 않았다. 전체 직원 213명 가운데 여성은 46명(21.6%)으로 여전히 소수다. 이러다 보니 여성인력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었다. 직장인들의 꽃인 임원 자리에도 여성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 1급 실장 자리에 1명있을뿐 여성 팀장도 전무한 상황이다. 그동안 여성인력을 거의 뽑지 않다시피하다 보니 승진을 시키고 싶어도 승진연한 기준을 충족하는 여성인력이 없어서다.
하지만 김 사장은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조직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소 철학에 따라 여성채용을 꾸준히 늘려 부임 2년여 만에 20%대까지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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