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열린 올해 메이저대회 3개를 휩쓴 박인비가 브리티시오픈마저 우승하면 남녀 프로골프 역사를 통틀어 사실상 사상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올해 브리티시오픈은 8월1일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나흘간 열린다.
박인비가 노리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란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에서 4승을 거두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남녀를 통틀어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이룬 선수는 1930년 보비 존스(미국)가 유일하다. 당시 존스는 US오픈, 브리티시오픈, US 아마추어, 브리티시 아마추어 등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는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가 열리기 이전인데다 아마추어 대회가 2개나 포함돼 지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과 같은 값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메이저 4연승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한 해에 열린 4개 메이저를 휩쓴 적은 없다.
결국 박인비가 이번 대회를 우승해 이번 시즌 메이저 4개 대회를 휩쓴다면 사실상 사상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의미다.
그는 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캘린더 그랜드 슬램과 함께 자연스럽게 커리어 그랜드 슬램도 이루게 된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한 시즌이 아니더라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기록을 일컫는다.
남자 브리티시오픈이 올해 142회째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라는 별칭이 붙은 반면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전통이 그리 길지 않다. 1976년에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대회로 창설됐으며 1994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LET 공동 개최 대회가 됐다.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것은 2001년부터로 올해가 불과 13년째다. 총상금은 275만 달러(약 30억원)다.
박인비는 지난 1일 끝난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다소 주춤했다. 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공동 14위, 마라톤 클래식 공동 3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라톤 클래식을 마치고 지난 23일 한국에 들러 28일 출국 전까지 약 5일간 충전의 시간을 가졌기에 이번 브리티시오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최근 3년간 성적이 9위-7위-2위로 점점 올라가고 있어 순서대로라면 올해 우승할 차례기도 하다.
박인비는 지난주 국내에 머물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부담이 있겠지만 US오픈 때도 부담감 속에서 우승했다”며 대기록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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