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이용률이 지역과 학교에 따라 최대 40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돌봄교실의 운영을 지금과 같이 획일적으로 할 게 아니라 학교와 지역 사정에 맞춰 융통성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14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2014학년도 3월 기준 서울시내 초등학교 1~2학년 돌봄교실 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돌봄교실의 평균 이용률은 17.57%로 지난해(9.19%)보다 2배가량 늘었다. 이는 기존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가정 학생에게만 제공되던 돌봄교실 서비스를 올해부터 초 1~2학년 희망자 전원으로 대상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역별 이용률에서는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중구(28.35%)와 종로구(24.32%), 금천구(22.86%), 중랑구(22.69%) , 성동구(21.01%), 강북구(20.17%), 용산구(20.12%) 등의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서초구와 송파구의 이용률은 각각 11.16%와 12.85%로 가장 낮았다. 양천구(14.54%)와 서대문구(15.26%), 강남구(15.29%) 등도 낮은 이용률을 보였다. 높은 교육열로 유명한 강남3구(서초·송파·강남)와 양천구 등이 하위권을 차지한 데는 돌봄교실보다 사교육을 선호하는 이들 지역 학부모의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별 이용률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마포구 H초는 72.9%로 이용률이 가장 높았고 용산구 H초(68.0%), 마포구 C초(61.0%), 구로구 Y초(59.4%), 영등포구 Y초(59.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이용률이 5% 미만으로 낮은 학교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자리하고 있었다. 강남구의 D초는 1.6%로 이용률이 가장 낮았으며 강남구의 또 다른 D초(2.4%)와 서초구 J초(2.7%), 송파구 A초(3.1%), 송파구 J초(3.2%), 강남구 A초(4.1%), 서초구 S초(4.2%) 등의 순이었다. 가장 높은 학교와 낮은 학교 간의 이용률 격차가 45배까지 벌어진 것이다.
교실당 학생 수도 학교에 따라 6명에서 33명으로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광진구 J초의 경우 교실당 학생 수가 33.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양천구 J초(31.0명)와 강서구 B초(29.5명), 서초구 W초(27.7명), 구로구 K초(27.5명) 등도 27명 이상으로 많았다. 교육부는 집중지도가 필요한 1~2학년의 경우 교실당 학생 수를 20명 내외로 운영하게 하고 있지만 이들처럼 교실당 학생 수가 20명을 초과하는 학교는 203개교에 달했으며 25명을 넘는 학교도 15개교나 됐다. 반면 송파구의 A초와 종로구의 S초, 동작구의 B초는 6.0명으로 교실당 학생 수가 가장 적었다. 동작구의 B초 등 9개교도 10명 이하의 교실당 학생 수를 보였다. 이 같은 격차는 이용학생 수를 고려하지 않은 돌봄교실 설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양천구 J초와 동작구 B초는 이용학생 수가 각각 66명과 12명으로 크게 차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돌봄교실을 똑같이 2실만 설치했다.
김윤덕 의원은 "돌봄교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지역과 학교의 사정을 고려해 융통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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