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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3월 5일] 창업 꿈나무와 밴쿠버 영웅
입력2010-03-04 18:24:43
수정
2010.03.04 18:24:43
요즘 사람들을 만나보면 '신세대를 보는 눈이 확 달라졌다'는 말을 많이 듣곤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이 패기가 없다거나 나약하다며 마냥 걱정을 늘어놓던 이들이 한결같이 젊은이들 덕분에 세상 사는 맛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때아닌 '청춘 예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역대 최고의 금메달을 따내며 맹위를 떨친 덕택이다. 우리 젊은 선수들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겨울 스포츠에서 특유의 도전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앞세워 한국을 단숨에 스포츠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도전·의지 보여준 젊은 선수들
특히 그들이 보여준 자유분방함과 창조적 상상력은 모두에게 '하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줬다. 외국 유명선수들과 맞서도 기죽지 않을뿐더러 동양인의 신체적 한계까지 극복하고 일궈낸 값진 성과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눈을 돌려 산업계를 살펴보면 왜 김연아나 모태범 같은 패기 넘치고 당당한 젊은 기업인들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안타까울 때가 많다.
다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던 기업가정신의 실종을 걱정하고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겠다며 비관론만 늘어놓고 있을 뿐 우리 주변에서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은 듯하다.
실제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애기를 들어보면 주위에서 왜 고생을 사서 하냐며 창업을 말리는 사람들이 많고 백수 신세를 모면하기 위한 도피처로 삼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마저 들려올 정도라고 한다.
최근 창업열기가 불고 있다고 하지만 구조조정에 밀려난 40~50대 중장년층 위주의 생계형 창업이 많아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는 힘든 형편이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창업을 꺼리는 것은 스포츠 세계와 달리 국내 산업계에서 아직도 공정한 경쟁의 룰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탓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반칙과 편법이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심판이 나서 휘슬을 불거나 실격판정을 내리는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동안 많은 벤처기업들이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불합리한 거래관행이나 정책적 무관심,
사회적 냉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만큼 젊은 기업이 꿋꿋이 버텨낼 만한 벤처생태계가 제대로 자리 잡을 여건이 성숙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나마 중소기업청은 올해부터 민간 차원의'1사1꿈나무'제도를 도입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창업저변을 넓히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힘에 부치긴 마찬가지다. 창업 꿈나무들은 미래 최고경영자(CEO)를 목표로 사업아이템을 발굴해 어려운 여건에 굴하지 않고 착실히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일부 벤처기업인들도 젊은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기꺼이 떠맡아 자신들의 성공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사업화의 길로 인도해주느라 정성을 쏟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만나보면 다들 마땅한 창업아이템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만큼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창조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아이폰이나 아이팟을 만들어낸 스티븐 잡스 같은 걸출한 아이디어가 없다 보니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에만 매달리는 악순환을 빚고 있다.
상상력 풍부한 청년 CEO 나와야
때문에 지금처럼 문과와 이과로 나눠져 칸막이친 현행 교육과정에도 문제가 많다. 스피드스케이트와 쇼트트랙의 강점을 살려 금메달을 쟁취한 것처럼 영역을 뛰어넘는 통합적 사고가 중시되는 창조의 시대에서는 단순히 문과와 이과로 나누고 그 와중에 한두 과목만 파고들어야 하는 시스템은 살아남기 어렵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젊은이들이 운동장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자신들의 역량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세계를 무대로 뛰어다닐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어른들이 나서 젊은이들의 멘토가 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기울일 때만 창업 꿈나무도 미래의 거목으로 키워낼 수 있다.
우리 산업계에서도 김연아나 모태범 같은 청년 CEO들이 속속 탄생해 미래 한국 경제를 힘차게 이끌어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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