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 우울증] 선문답식 대화·일기쓰기 등 '인지치료'도 효과
| 가을철에는 우울증 환자가 많아진다.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늘리고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우 울증상이 심할 경우 광선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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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병하는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불린다. 요즘처럼 스산한 바람이 불고 계절이 바뀔 때 더욱 많이 걸리는 계절성 우울증은 심각해질 경우 비관적인 생각, 불면, 식욕감퇴, 피곤함, 성욕감퇴, 의욕저하 등을 불러올 수 있으며 심지어 죽음까지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에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시기에 올 수 있는 계절성 우울증의 경우 야외활동을 늘리고 심할 경우 광선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계절성 우울증에는 광선치료 효과적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항우울 효과가 있는 '세로토닌'이라는 우리 몸의 체내물질이 적어지고 정신을 차분하게 하는 '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증가해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계절성 우울증은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계절성 우울증과는 조금은 다른 증상을 보인다.
우울한 기분이 심하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피로감을 느끼고 잠이 많아져서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할 정도가 되며 과식, 특히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게 돼 몸무게가 늘어난다. 또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게 돼 사회활동에도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나면 방안의 불빛을 아주 밝게 하고 해가 뜨면 최소 반시간 정도 옥외에서 햇볕을 쪼이는 것이 좋다. 볕이 좋은 날 산책을 하거나 주말에 공원 등에 가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증상이 잘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하는 광선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광선치료는 실내조명보다 약 200배 정도 더 밝은 2,500럭스 정도의 밝은 빛을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쪼이는 치료법이다. 대개 치료효과는 이틀 정도 지속하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김석현 한양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아침시간에 밝은 빛을 쪼이면 멜라토닌 방출이 억제되고 생체리듬을 재조정해 우울증상을 완화시켜준다"며 "증상에 따라 오후에는 약물을 투여하는 요법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선문답식 대화와 일기쓰기 등을 주로 하는 인지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현경철 제주 함소아 한의원 대표원장은 "아침에 일어나면 가까운 공원이나 놀이터 등을 매일 산책하는 등 가능한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며 "우울증상이 생기면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만큼 하루는 TV를 끄고 라디오를 듣거나 평소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등 생활패턴의 변화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방에서는 침으로 기혈(氣血)소통을 도와 우울증상을 치료하기도 한다.
◇우울하다고 술마시면 더 우울해져
주변에 보면 우울하다고 술을 마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우울할 때 마시는 술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우울증이 생기면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데 과음을 할 경우 알코올의 강한 독성이 뇌세포 파괴를 촉진시켜 짜증, 신경질, 불면증, 불안 및 죄책감 등을 유발하면서 우울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이무형 원장은 "한 두잔 정도의 가벼운 음주는 우울한 기분을 잊게 해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술로 우울증을 다스리려 할 경우 오히려 감정 기복이 심하게 돼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주로 인해 우울증이 악화되고 더 많은 음주를 불러오는 부메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득이하게 술을 마실 경우 혼자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혼자서 먹는 술은 대화상대가 없어 빠른 속도로 많이 마시게 된다.
◇조기 발견해 치료해야 효과적
대표적인 우울증 증상은 우울감과 불안, 공허감, 절망감 등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또 죄책감, 무력감, 의욕상실 등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떠올린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신체적으로는 식욕이 저하되고 체중이 감소하거나 반대로 폭식과 급격한 체중 증가를 보일 수 있으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시도 때도 없이 피로를 느끼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 중 하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소화불량, 만성통증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거나 망상이나 환각,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증세가 다양한 만큼 자가진단을 통해 우울증 위험이 높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도움말=한창수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과 교수, 전우택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우울증 자가진단>
자꾸 슬퍼지거나 취미생활, 성생활 등 평소 즐겨 하던 일에 흥미가 없어질 경우 다음 7가지 증상 중 몇 개가 해당하는지 체크한다. 4개 이상이 해당되면 우울증이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신과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1.식욕이나 체중의 변화가 있다.
2.잠을 못 자거나 너무 자는 등 수면이 불규칙하다.
3.주위에서 눈치챌 정도로 심하게 불안해 하거나 소극적으로 행동한다.
4.기력이 없거나 피로를 심하게 느낀다.
5.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느낀다.
6.자신이 별로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거나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낀다.
7.죽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하게 되며 자살을 꿈꾸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
<우울증 예방 방법>
1.항상 긍적적으로 즐겁게 생활하라
2.규칙적인 운동과 취미 생활을 하라
3.잘 쉬고 신체 건강에 유념하라
4.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라
5.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져라.
6.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사람들을 주위에 만들어라
7.과거에 얽매이지 말라
8.할 말은 하고 살아라
9.주위 사람의 얘기나 평가에 신경쓰지 말라
10.기꺼이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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