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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웹툰에 빠지다

강풀 원작 '이웃사람' 22일 개봉 '26년'등 10여편도 잇단 영화화<br>웹툰, 대중적 폭발력에 장르 다양 충무로의 콘텐츠 보물창고로

강풀작가의동명웹툰을원작으로만든영화'이웃사람'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풀의 웹툰 ‘이웃사람’ /사진제공=Daum 만화속세상캡처

충무로는 웹툰(web과 cartoon의 합성어·인터넷 환경에 최적화된 만화)을 사랑한다?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웃사람'이 22일 개봉되고, 1980년 5월 광주 학살의 주범인 전직 대통령을 단죄한다는 내용을 담은 '26년'은 지난달 15일 촬영에 들어갔다. '2011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최종훈 작가(HUN)의 웹툰'은밀하게 위대하게' 역시 김수현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본격적인 제작 수순을 밟고 있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는 '가족의 탄생''만추' 등을 연출했던 김태용 감독이, 이종규 작가의 '전설의 주먹'은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 제작에 들어간다. 이 밖에도 하일권의 '목욕의 신' 등 줄잡아 10여 편의 웹툰이 영화로 기획되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웹툰 카테고리 누적 조회 수가 10억 회에 달할 정도로 대중적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웹툰이 충무로의 콘텐츠 보고(寶庫)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적잖은 웹툰이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하고 소재가 풍성하다는 장점이 한 몫 한다. 웹툰은 로맨스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포, 스릴러, 코믹 등 다양한 장르를 수용하고, 표현과 분량 제약 없이 작품을 일궈나가면서 고정 팬을 양산하고 있다.



또한 포털에서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수면 위로 올라온 작품들은 대중들로부터 어느 정도 검증 받았다는 얘기다. 제작자와 투자자 입장에서는 흥행에 대한 심적 부담과 위험을 어느 정도는 덜게 된다. 전찬일 영화 평론가는 "책과 음악이 영화와 결합된 것처럼 웹툰도 이제 결합을 시작하는 단계"라며 "특히 요즈음 관객이 우선시 되면서 보다 대중성이 확보된 웹툰에 영화 제작사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물론'웹툰의 영화화'가 늘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적잖은 인기 웹툰이 스크린으로 옮겨졌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강풀의 동명 웹툰'아파트'(2006)가 영화화됐지만 관객 64만 명 동원에 그쳤고 2008년 개봉한'순정만화'와'바보'역시 원작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했다. 유일하게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이끼'(2010)만이 3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웹툰 원작 영화로서 최고의 흥행기록을 갖고 있다. 당시 '이끼'는 윤태호 작가의 원작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강 감독 특유의 연출력으로 캐릭터에 변주를 가해 보다 완성도 높은 영화로 탄생했다는 평을 받았다.'웹툰의 영화화'는 소재가 가진 위험 부담은 적지만 웹툰을 통해 이미 내용을 모두 알고 있는 관객의 흥미를 유지시키기 위해 어떤 장치를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웃사람'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휘 감독은 "대부분의 웹툰 애독자들은 자신이 즐겨 보는 웹툰이 다른 장르로 리메이크 될 때 기존의 큰 틀이 훼손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이웃사람'은 부작용을 고려해 이야기 틀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원작의 의도를 살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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