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정부의 고강도 부정부패 척결 운동에 상하이 명물인 다자시에 요리 전문 레스토랑과 판매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털게 철이 오면 값비싼 털게 선물세트가 관료들에게 뇌물로 상납됐고 관료들은 받은 털게를 다시 되팔아 현금화 하기도 했다. 다자시에는 작은 것 1마리에 100위안(1만7,000원)이며 크기가 클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상하이 털게 요리 전문점인 링스크랩하우스의 링즈핑 사장은 “털게는 전통적으로 10월 말부터 연말까지가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매출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FT는 1년 넘게 진행된 부패척결에 고가 선물세트 등이 철퇴를 맞으며 털게와 함께 바이주, 월병 등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우량예 등 중국 전통 바이주 업체들은 고가 선물세트 금지에 사상최악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FT는 영국계 제약업체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부패 스캔들도 털게 매출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털게 철이면 제약업체들이 하루짜리 털게 먹기 여행상품을 이용해 의사와 관료들에게 뇌물을 준 것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털게 요리점 사장인 팡팡은 “GSK가 현지 여행사를 통해 의사와 관리들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행사들의 하루짜리 ‘털게 먹기’ 여행 프로그램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털게 산지인 쿤산과 바청 양청 지역에서는 중국 내수소비가 증가하며 중산층이 털게를 찾는 만큼 다시 소비가 늘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룽웨이 털게 산업연합회 이사는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털게 소비가 결국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좀 더 대중적이고 저렴한 상품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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