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시작된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는 이동통신 3사의 치열한 수싸움 전쟁이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서로의 전략을 탐색하며 눈치작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도 성남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지하 2층 경매장에서 진행된 주파수 경매는 오름입찰 마지막 3라운드에서도 결판을 내지 못하고 밀봉입찰을 통해 승부가 결정됐다. 오름입찰 50라운드에서 승자가 가려지지 않으면 원하는 주파수 대역과 입찰가를 한 번에 적어내는 밀봉입찰을 실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총 50라운드의 오름입찰에서는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가 엎치락뒤치락하며 각각 5번 승자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매 초반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인접대역 D2블록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밴드플랜1에 응찰하면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당연히 밴드플랜1이 승자가 되는 횟수가 많았다.
하지만 경매 중반을 넘기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중 최소 한 곳이 밴드플랜2로 넘어와 연합전선이 사실상 깨졌다. 업계에서는 경매 막판 이통 3사 모두가 밴드플랜2에 모인 것으로 해석했다. KT가 인접대역인 D2블록에 홀로 입찰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2블록을 두고 경합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대방의 경매가 올리기에 집중하기보다 자사가 원하는 주파수를 합리적 가격으로 할당 받기 위해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반KT 연대에 무게를 두기보다 효율적 LTE 경쟁력 개선이라는 실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마지막 밀봉입찰에서도 3사는 원하는 대역을 낙찰 받기 위해 끝까지 카드를 감췄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의 밀봉입찰 시간 내내 경매가를 제출하지 않고 막판까지 버텼다. 자칫 먼저 가격을 적어냈다가 정보가 새어나갈 경우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원하는 대역을 차지하더라도 경매가가 치솟을 경우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치열한 눈치작전이 이어진 이유로 분석된다. 2011년 SK텔레콤과 KT가 1.8㎓ 대역의 20㎒ 폭을 놓고 83라운드까지 가는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던 것에 버금가는 긴장감이 이번 경매기간 내내 이어졌다. 당시에는 SK텔레콤이 최저경쟁가격 4,455억원의 2배가 넘는 9,950억원으로 주파수를 낙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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