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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유가 150달러 대비해야

국제유가가 어느새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20일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7.98달러로 지난해 연중 최고가 119.23달러에 근접하면서 역대 최고가 140.70달러(2008년 7월4일)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국내 휘발유값은 전국 주유소 평균가가 리터당 1,989원을 넘어섰다. 경기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유가급등은 우리나라같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경제에는 그야말로 직격탄이다.

유가 전망부터 빗나갔다. 당초 올해 유가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어 약보합세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이란 핵개발 사태가 고조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각 기관이 전망치를 연거푸 상향 조정할 정도로 유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는 시장 수급요인 이상으로 정치적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1970~1980년대 오일쇼크 역시 중동지역 분쟁 때문이었다. 석유공사 등 국내 업계는 이란사태가 악화되면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세계 5위의 석유수출국인 이란만이 문제가 아니다. 세계 3위 석유수출국인 나아지리아, 6위 수출국인 이라크 등 주요 석유수출국의 정정불안이 예사롭지 않다. 후쿠시마 원전사태 등으로 원자력발전 대신 화력발전에 의존해야 하는 일본의 원유수요 증가 역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선거의 해를 맞아 각국이 펼치고 있는 돈풀기 등 경기부양 조치도 유가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87%로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중동 정세 악화가 곧바로 우리에게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다변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동시베리아 유전개발 등 아시아 지역 유전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유류세 인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유류세 몇푼 내린다고 해서 오르는 휘발유값을 잡을 수 없고 세수만 줄어든다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저유가시대에 적용하던 유류세 탄력세율을 고유가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탄력세율의 취지대로 유가가 급등할 때는 내리고 떨어질 때는 올리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는 경기부진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고유가 대비책이 그래서 더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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