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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도한 가계부채가 보내는 적신호

신용회복기금을 통한 채무조정 이용 상담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과도한 가계부채에 따른 적신호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용하는 신용회복기금의 전환대출과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의 이용 상담자가 지난 23일 현재 108만3,000명에 달했다. 2009년 말 54만명에서 지난해 99만7,000명으로 4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두 달 만에 9만명(8.6%)이나 늘어났다. 상담자 대부분은 은행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운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저신용자로 저축은행ㆍ할부금융사ㆍ대부업체 등에서 연 30~40%대이 높은 금리로 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회복 프로그램 이용자 증가는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들이 그만큼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일로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한가지 지표라 할 수 있다. 비록 저신용등급이기는 하지만 채무이행 불능자가 많아지면 금융회사들의 대출이 부실해지고 자칫하면 금융불안으로 이어져 경제에 큰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더욱 걱정인 것은 빚을 갚기 힘든 채무자들이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계부채가 계속 늘고 있는데다 금리상승이 예상되고 있는 데 반해 소득증가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대출과 신용카드 등의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2009년 말 734조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795조원으로 불어났다. 또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검토 중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의 탄력적 적용이 시행될 경우 가계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준금리는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인상됐고 물가상승세를 감안할 때 추가 인상은 시간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반면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2.8% 증가했으나 4ㆍ4분기의 경우 물가가 치솟은 탓에 실질소득은 오히려 1.2% 감소했다. 가계부채 문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수위에 이른 가계부채가 경제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을 서둘러야 할 때다. 정부는 과도한 가계부채의 연착륙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채무자들은 상환능력에 맞게 부채규모를 조정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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