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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인 서울대 교수 "하루키 소설에 '아시아'는 없다"

윤상인 서울대 교수, 일본 학술지에 하루키 논문 발표

“그의 문학과 아시아를 잇는 것은 ‘시장’뿐”

일본문학 권위자인 윤상인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는 오는 20일 발간되는 일본 와세다대 학술지(Waseda Rilas Journal)에 ‘무라카미 하루키와 동아시아 사이에 오가는 것들’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에서 윤 교수는 하루키 소설이 한국 등 동아시아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으며 하루키 소설 속에서 동아시아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고찰한다.

그는 “하루키 소설이 서울이나 상하이에서 유행하면서, 아시아의 독자들은 소설에 자주 나오는 재즈를 비롯해 야나체크와 같이 평소에는 익숙지 않은 클래식 음악까지 접하게 됐다”면서 “아시아의 독자들은 하루키 소설에 일본에 관한 정보나 지식보다도 미국을 비롯한 서양적인 문화나 습관과 만나는 것을 별로 불만으로 여기지 않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염려되는 것은 하루키의 문학과 아시아를 잇는 것은 현재로서는 오로지 ‘시장’뿐이라는 사실”이라면서 “역사로서의 아시아도, 사상으로서의 아시아도, 하물며 단순한 공간으로서의 아시아도 그의 소설에는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드니에서 헬싱키까지 이르는 하루키의 소설 공간에서 아시아의 공간은 텅 비어 있다”고 꼬집었다. 1939년 일본군과 소련-몽골 연합군이 벌인 노몬한 전투를 다룬 ‘태엽 감는 새’에 중국 동북부 지역과 몽골이 나오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로 꼽힌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아시아가 결여되어 있는 ‘하루키 월드’에 열광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의 독자들과 하루키 사이에는 어떤 영혼의 왕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라고 묻고 싶어진다”면서 “어쩌면 ‘아시아’라는 시간이나 공간으로의 이정표를 찾아볼 수 없는 ‘길’로 이루어진 ‘동아시아 문화권’이란 ‘탈아’(脫亞)의 연대라고 하는 모순어법 속에서만 성립할 수 있는 허상일지도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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