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돌풍에 밀려 지지율이 가라앉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상원의원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힐러리는 7일(현지시간) 뉴햄프셔 포츠머스의 한 카페에서 부동층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씩씩해 보이는 비결을 묻는 질문을 받고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지극히 치밀하고 이성적인 성품의 소유자로 알려진 힐러리는 이날 16명의 유권자와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프리랜서 사진기자로부터 "어떻게 그렇게 항상 씩씩하고 멋지게 보이느냐"는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힐러리는 처음에 농담조로 답변을 시작했지만 "날마다 여론의 따가운 주목을 받는 게 힘들다. 이게 옳은 일이라는 뜨거운 믿음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정말 많은 기회를 누린 이 나라가 뒷걸음질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며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이건 나로서는 아주 개인적인 일이다. 단지 정치적이거나 공적인 일이 아니다.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바꿔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힐러리는 이어 자신이 오바마에 비해 잘 준비된 대통령임을 설명하며 "산적한 난제들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번 경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평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다'는 차갑고 지극히 이성적인 이미지로 알려진 힐러리가 이처럼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힐러리의 눈물'이 향후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언론들의 즉각적인 관심이 이어졌다. 한편 8일 개막되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실시된 매리스트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36%의 지지율로 28%의 힐러리를 여유있게 꺾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에서 2위를 한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22%로 3위를 차지했다. 공화당에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35%로 1위,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31%로 2위, 아이오와에서 바람을 일으킨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13%로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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