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국내 건설사의 외형과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 들어 건설사의 수주 실적이 연간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어 하반기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대한건설협회는 25일 상장 건설사 128개사의 지난 1·4분기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건설 매출은 총 2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 매출은 16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고 해외 건설 매출은 3.8% 증가한 1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10대 건설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9%로 지난해보다 4.1%포인트 증가해 매출 편중 현상이 심해졌다.
1·4분기 영업이익은 총 9,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었다. 매출액영업이익률과 세전이익률도 1.9%, 2.3%로 각각 지난해보다 0.5%포인트, 1.4%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건설사들이 지난해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학습효과로 올 들어 해외 공사에서 덤핑 입찰을 지양하고 업체 간 협력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건설사의 재무 상태는 여전히 열악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손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은 78.4%로 5분기 연속 100%를 밑돌았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편 1·4분기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사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국내 시공능력 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의 50% 이상을 달성한 곳은 GS건설·SK건설 2개사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8개사는 목표 대비 수주 실적이 20~30%대에 그쳤다. 시공능력 평가 1위인 현대건설의 경우 5월 말까지 수주한 공사가 총 3조365억원으로 연간 수주목표(16조원)의 19%에 불과했으며 올해 15조원의 수주목표를 세운 대우건설은 5월 말 현재 34%인 5조1,545억원을 따내는 데 그쳤다.
건설사의 올해 목표 대비 수주실적이 부진한 것은 올 들어 대형 국책사업이 없는데다 건설사가 담합 파장을 우려해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임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서 느끼는 체감경기 회복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특히 하반기 이후 건설 수주 및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및 주택건설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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