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룰 보고제도 보완해야

국내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보유목적을 밝히도록 한 ‘지분 대량보유보고제도(5%룰)’에 따라 외국계 펀드들의 지분취득목적과 보유내역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5%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투자가 가운데 경영참가목적으로 보고한 곳들이 대부분이었고 단순히 투자를 위해 신고한 펀드는 많지 않았다. 단순투자보다는 포괄적인 경영참가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 경영참가목적이라고 신고한 측면도 많을 것이다.

5%룰 신고제도로 기업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구축하게 된 것은 물론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 증권시장의 안정과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기적인 외국계 펀드의 불공정한 주식거래를 차단하는데도 큰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일부 투기적인 외국 펀드들은 순환출자를 이용해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들을 지배해 온 국내 기업들의 약점을 이용해 기습적인 공격으로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거나 단기 주가상승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5%룰에 따라 그 실체가 드러난 외국 펀드들은 앞으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개선이나 임원진 교체, 배당금증액 등 그들의 속내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기업들은 지배구조나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투기자본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도 외국계 펀드들 가운데 일부가 이번에는 단순투자라고 신고했지만 앞으로 경영참가로 목적을 바꿀 경우에는 별달리 제재할 방법이 없고 자금출처도 명확하지 않는 등 5%룰에 맹점이 많아 보완이 필요하다. 또 보고누락이나 허위 보고시 지분처분명령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나 선진국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처럼 대량지분을 취득할 경우에는 해당기업에도 통보하도록 한다든지 일본처럼 적대적 M&A에 대해서는 해당기업 이사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의 추가대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