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住)은 곧 삶(生)입니다. 인간은 집을 만들고, 집은 삶을 만듭니다. 집은 단순한 거주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꿈과 욕망이 반영된 곳입니다. 거처할 곳을 확보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입니다. 사람들이 땅 위에 집 한 채를 갖기 위해 위해 일생을 바치고,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집값에 울고 웃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집의 사용가치 보다는 교환가치를 중시하던 풍조가 퇴조하고 '투자' 보다는 '거주'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주거문화의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입니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아파트에 삽니다. 집을 지을 땅은 부족한데 인구가 많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텃밭과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지어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집=아파트'라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이 같은 공식은 깨질 지도 모릅니다. 이때문일까요.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성냥갑 같은 외관에 개성이 강조되고, 아파트 평면도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혁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정보기술(IT)과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적극 도입해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습니다. '자연을 닮은 집' '편리하고 안전한 아파트'가 늘어난다면 우리 삶은 한층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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