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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살리려 마이너스 금리까지 동원하려는 ECB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 유력해지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은 ECB가 기준금리 등 주요 정책금리를 0.1~0.2%포인트씩 인하하는 것이 "거의 확정된 사안"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제로(0)인 단기 예치금리는 마이너스가 된다. ECB가 금리를 인하하면 미국·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를 부여한 첫 케이스가 된다. 그러지 않아도 페트르 프레이트 집행이사 등 ECB 고위관계자들은 그간 수차례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언급해 이제 시행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은행의 제1목표인 물가안정을 포기하면서까지 ECB가 금리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유로존 경기침체가 예상 밖으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유로존 국가들은 이번에 금리가 인하되면 경기회복에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해온 유로화 강세를 누그러뜨리면서 동시에 0%대의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2% 안팎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존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고작 0.7%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위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저(低)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경제 전체의 위협요소"(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라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독일 분데스방크도 최근 들어 기존 긴축 입장을 선회하는 등 대부분의 유로존 국가가 금리인하와 통화완화 기조에 동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유럽권 언론들 역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게 "이제 수문을 열 시간"이라며 조속한 부양책 실시를 주문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예금에 세금을 매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쟁이나 경제위기 때 외에는 쓰지 않는 긴급 조치인 셈이다. ECB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까지 동원하듯이 우리 경제부처와 한국은행도 세월호 참사 이후 현실화하고 있는 소비침체와 경기위축에 정면으로 맞서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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