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의미를 알고 싶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싶다는 뜻이죠. 그건 타인과 연결되고 싶다는 욕망이 아닐까요?"
일본 영화 '행복한 사전'은 한 출판사의 사전편집부를 배경으로 사전, 종이, 연필, 일,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없어 영업부에서 사전편집부로 발령이 난 마지메 미쓰야(마츠다 류헤이). 그는 사전 만드는 일이 소명이라 생각하는 부장과 하루라도 빨리 부서를 떠나고 싶은 마사시(오다기리 조)와 '대도해' 사전 편찬 작업을 하게 된다. 마지메는 단어 하나 하나의 의미를 곱씹게 되면서 감정을 표현할 줄 알게 되고, 사전 만드는 일이 운명적인 일이라고도 느낀다. 그렇게 마지메는 세상과, 그리고 사랑과도 연결된다. 그의 '단어 수집' 종이에 적힌 가장 '개인적인' 단어는 '히야시 카구야'. 그 의미는 "27세, 집주인 다케 할머니의 손녀로 할머니가 고령인 관계로 최근 함께 살기 시작함. 지금까지는 교토에서 일식 요리 수업을 받는 중".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마지메가 해석한 사랑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자나 깨나 그 사람 생각이 떠나지 않고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되며 몸부림 치고 싶어지는 마음의 상태. 이루어지게 되면 하늘에라도 오를 듯한 기분이 된다"다. 이제 그의 단어 수집장에 적힌 히야시 카구야의 의미는 자나깨나 생각이 떠나지 않는 사람이며 앞으로도 계속 보살핌을 부탁하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어떤 사전에든 한동안 쓰다가 사라진 신조어도 있고 의미가 변해 사용되는 단어들도 있다. 우리가 변하고 세상도 변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전'을 보고 나면 종이 사전 특유의 감촉을 느껴보고 싶을 것이며 단어를 통해 변한 우리들을 뒤 돌아 보고 싶어질 것이다. 2월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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