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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 중국 문화 심장부 파고들다

항저우 삼상당대미술관서 대규모 기획전 열어

백남준부터 젊은작가까지 12명 작가 35개 작품 선봬

세대·장르 등 초월한 전시… 中서 처음으로 열려 주목

이우환의 설치작품 ''관계항''(오른쪽)과 수채화 ''조응''.

백남준의 TV로봇 ''톨스토이''.

한국현대미술전을 개최한 항저우 삼상당대미술관의 천즈징 관장(왼쪽부터), 전시기획자 윤재갑 하오미술관 관장, 공동 주관한 학고재갤러리 우찬규 회장.

"현대미술 미디어아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백남준을 들어본 적은 있으나 제대로 작품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게다가 한국 현대미술을 한두 점씩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세대별,장르별로 다채롭게 집중적으로 보여준 것도 처음이라 그 창의성에 놀랐습니다. 중국 관객뿐 아니라 콜렉터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소재 삼상당대미술관에서 막을 올린 '한국현대미술:우리가 경탄하는 순간들'을 돌아본 중국의 권위있는 미술월간지 예술당대(Art China)의 쉬커 부편집장의 평이다. 백남준, 이우환을 필두로 유근택·홍경택·이용백·김기라·이세현 등 12명의 작품 35점을 선보인 이번 전시 개막식에는 중국미술학원 교수 등 미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백남준부터 젊은 작가까지 한국의 저력=세계 최초로 전파·음향을 미술에 접목한 백남준의 1963년작 텔레비전 모니터 작품은 이후 95년 리옹비엔날레에 출품 후 리옹미술관에 소장됐다.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하게 꼽히는 이 작품과 95년작 TV로봇인 '톨스토이'가 이번 전시에 선보였다. 철판과 바위로 이뤄진 이우환의 설치작품 '관계항'은 인공과 자연이 조성하는 묘한 긴장감으로 전시공간으로 압도했고, 이미 노장사상·불교 등이 친숙한 중국인들에게 쉽게 공감을 얻었다. 일상적 소재에서 정치·사회적 주제를 끌어내는 유근택의 그림은 관념적 동양화가 익숙한 관객들에게 친숙함과 파격을 동시에 안겨줬다는 평이다. 홍콩크리스티 등 국제미술시장에서도 인정받은 홍경택은 대중문화와 고급문화, 표현과 절제, 성속(聖俗)이 혼재하는 대작 '연필3'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연출된 사진을 통해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권순관, 문자와 인식을 해체해 소통과 치유를 추구하는 오윤석, 관념과 욕망의 충돌이라는 복잡한 상황을 영상작품으로 보여준 박지혜 등이 참여했다. 막내작가 장종완은 이상향의 조합이 만들어낸 기괴한 장면, 역설적 공존을 보여줘 주목받았다. 천즈징 삼상당대미술관 관장은 "한국현대미술이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의 아트페어나 갤러리전시를 통해 단편적으로 선보인 적은 있어도 이처럼 세대·장르면에서 체계적인 전시는 절강성은 물론 중국 전역에서 처음"이라며 "중국현대미술이 변화를 모색하는 지금 시기에 한국미술이 그 방향성을 찾아가는 데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문화의 중심부 항저우 공략=항저우는 남송(南宋)의 수도로 중국의 전통적 문화 거점이다. 특히 베이징 중앙미술학원과 항저우 중국미술학원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어 황용핑·왕강이·차이궈창 등 항저우 출신 거장이 활약중이다. 게다가 이번 전시가 열린 삼상당대미술관은 1990년 개관해 절강성 내 최초로 정부 공인을 받은 등록 사립미술관으로 권위가 높다. 전시를 관람한 왕동링 중국미술학원 교수는 "한국 현대미술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라 뜻깊다"고 했고 같은 학교 디자인과 관콰이빙 교수는 "중국과 한국의 교류가 동아시아의 현대미술 경향을 주도할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순회전 형식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윤재갑 상하이 하오미술관 관장은 "지금의 중국은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관용적 분위기가 널리 퍼져있어 한국 등 다른 나라의 미술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전했다. 전시를 공동 주관한 학고재갤러리의 우찬규 회장은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한 중국작가들의 급성장에 비해 한국작가의 입지는 우려되는 상황"임을 전제로 "한국작가들이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중국 같은 더 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하기에 상업성보다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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