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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부딪힌 모바일 투표… 대선 가도 먹구름

■ 민주통합당 경선 파행<br>공정성 시비 끊이지 않아… 비문 후보 경선일정 전면 유보 요구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이 검증 안된 모바일 투표로 한계를 드러내면서 야권의 대선 가도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흥행을 위해 모바일 투표를 도입, 선거인단의 90% 이상이 모바일을 통해 모였지만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으면서 경선의 신뢰성과 안정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의 부실∙부정 선거 사태의 그림자가 민주당에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25일 제주 첫 경선부터 불거졌다. 문재인 후보가 압승을 거둔 반면 제주 조직을 총가동한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은 예상외로 부진하자 "개표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며 투표의 공정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전날 모바일 개표 과정에서 한 차례 오류가 발생했다 후보들 간 협의로 봉합한 뒤여서 비(非) 문 후보 3인은 현행 모바일 투표 방식을 더욱 믿지 못하며 문제를 파헤쳤다.

결국 모바일 선거인단이 기호 1~4번 후보의 이름을 다 들은 뒤 투표를 해야 하는데 중간에 지지 후보를 선택하고 전화를 끊으면 무효 처리된 사례들이 부각됐다. 비문 후보들은 기호 4번인 문 후보에게 유리하고 자신들의 지지자는 '사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제주 모바일 투표율이 58.6%에 그쳐 당대표를 선출한 올해 1∙15 전당대회(80.0%), 6∙9 전대(73.4%)에 크게 못 미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비문 후보들이 제기한 문제로 무효 처리된 표들이 대거 투표율에 포함되지 않아 당대표 경선보다 유권자의 관심이 훨씬 큰 대선 경선 투표율이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비문 후보들은 26일 예정된 울산의 개표를 취소하는 한편 강원도의 모바일 투표도 즉각 중단하는 등 경선 일정을 전면 유보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미 실시된 권리당원 투표와 제주 및 울산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을 따져 재투표 등 후보들이 합의할 수 있는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경선에 복귀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 측은 "투표를 종료하고 합동 유세를 하는 전대미문의 코믹한 행위, 후보 간 상호 토론이 아닌 패널에 당 후보의 모든 것을 맡기는 토론 방식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지도부와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비문 후보들에게 제주와 울산 모바일 투표를 재검해서 지적된 문제가 확인되면 재투표를 실시하고 강원도 모바일 투표는 27일로 하루 연기하는 수습안을 제시했다. 대신 이날 울산 합동연설회와 개표 결과 발표는 예정대로 실시하려 했다. 하지만 비문 후보들이 투표 방식의 불공정성 때문에 결과가 또 문 후보에게 유리한 반면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을 우려해 이날 연설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울산 경선을 개회하며 강행했지만 개표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반쪽으로 끝났다. 연설회장인 울산 종하체육관에서는 행사가 파행을 거듭하자 곳곳에서 야유와 항의가 쏟아졌다. 울산의 한 민주당원은 "제1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허술하기 짝이 없어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민주당의 경선 파행에 대해 "부정 투표에 버금가는 일로 진상이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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