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유력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지난 2010년 정부가 발표한 '월드컵 인프라 확충 계획'을 기준으로 2일(현지시간)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비교한 결과 "공사 완료는 5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20%에 해당하는 34개 지역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나머지 공사는 취소되거나 월드컵 이후로 연기됐다.
오는 12일 상파울루 이타케라웅에서 열리는 브라질-크로아티아 간 개막 경기를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 공사 진척률이 절반에 그치면서 월드컵 경기와 이를 위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 언론에 따르면 대도시의 도로 및 교통 시스템 정비가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개막식 및 개막전에 초청된 인사만 1만4,000명에 달한다. 브라질 정부는 "30여개국 정상과 정부 대표들이 월드컵 기간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 중 상당수가 개막식 및 개막전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브릭스(BRCIS) 정상들을 7월13일 열리는 결승전 및 폐막식에 초청했다. 이들은 월드컵 폐막 이틀 뒤인 15일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 포르탈레자시에서 열리는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월드컵 기간 브라질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경기가 열리는 주요 도시에서의 교통 혼잡 및 이에 따른 불편이 극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 및 브라질월드컵조직위원회는 2일 "일반 관광객은 가능한 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해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자살골을 넣고 있다"며 "준비 과정에서의 (이 같은) 지체가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치안 문제도 브라질 월드컵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주요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피살된 인구 중 11% 이상이 브라질에서 살해됐고 하루에만 평균 129건의 살인과 3,139건의 강도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로 브라질의 치안은 참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외교부는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현지에 파견될 기자단을 소집, 안전 행동 지침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외교부 관계자는 "총기 강도에 대비해 여분의 지갑 및 미화 50달러가량의 현금을 준비해둬 강도가 돈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그외에는 운이 좋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이날 브라질리아 플라날토 대통령궁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블래터 회장은 "훌륭한 월드컵이 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가장 완벽한 월드컵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호세프 대통령 역시 "브라질은 경기를 위한 준비가 됐다"며 이번 월드컵과 관련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치안 불안과 관련해서도 그는 "(브라질을 찾을 외국인들은)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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