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4월 28일] 코미디같은 최종부도 취소

"대우차판매가 최종부도 처리됐습니다. 어음결제 시간을 오후11시까지 연장했지만 결국 결제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6일 오후11시30분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대우차판매 최종부도를 알렸다. 대우차판매는 23일 우리은행에 돌아온 174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가 났고 다음 영업일인 26일 종료시간인 오후4시까지도 결제자금을 입금하지 못했다. 채권단ㆍ우리은행ㆍ상거래 채권자들은 어음결제 시간을 오후11시까지 늦춰가며 어음결제를 기다렸지만 결국 무산됐다. 어음교환업무규약에 따라 대우차판매는 '최종부도'를 낸 것이다. 우리은행과 채권단은 금융결제원에 최종부도 신고를 했고 금융결제원도 27일 오전 은행 영업시간 개시에 맞춰 당좌거래정지 조치를 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27일 새벽부터 '비상식과 편법'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대우차판매ㆍ채권단ㆍ상거래 채권자는 어음결제에 대해 최종합의에 도달했다며 우리은행에 어음결제를 했다. 이어 득달같이 금융결제원을 찾아가 최종부도 처리를 취소해달라고 호소했다. 금융결제원은 선심이나 쓰듯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였다. 은행 영업개시를 1시간 앞두고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깜짝 이벤트'였다. 대우차판매가 최종부도를 면한 것이나 법정관리 대신 워크아웃을 계속 진행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스런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최종부도 취소 사태는 금융시장의 근간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시장참가자들에게 불신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큰 문제점을 야기한다. 금융은 국민들과 시장의 '신뢰'라는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산업이다. 편법과 몰상식이 지배하는 금융시장에서 일시적으로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참가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다준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일회성 코미디'로 치부하지 말고 그 원인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안일하게 대응하다가는 기업 하나는 살릴 수 있겠지만 금융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는 우(愚)를 범하게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