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단행된 경찰 치안정감급 인사는 이강덕(사진) 경기청장이 후임 경찰청장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경찰 내외부 분석을 그대로 확인하는 모양새가 됐다. 여타 치안정감급에는 조현오 경찰청장이 ‘믿을 수 있는’ 인사를 집중 배치해 정권말 치안 누수를 막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경찰은 이날 서울청장과 지방청장, 경기청장, 부산청장, 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 등 5명의 치안정감급 인사를 내정했고 이강덕 경기청장을 서울청장으로 전보했다. 경북 영일 출신의 이강덕 청장은 이명박 대통령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대통령 치안비서관, 부산청장, 경기청장에 이어 서울청장으로 영전해 ‘차기 경찰청장’이라는 내외부의 예상을 뒷받침했다. 조현오 현 경찰청장은 부산 출신으로, 역시 부산청장, 경기청장, 서울청장 순으로 역임했다. 한때 이강덕 청장과 라이벌로 거론되던 이성규 서울청장은 이번 인사에서 퇴임할 것으로 알려져 후임 경찰청장 후보 대열에서 다소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 내외부에서는 조현오 경찰청장이 내년 8월까지 2년 임기를 모두 채우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시각이 많다. 조현오 청장이 임기를 마치게 되면 차기 대통령 취임까지 후임 청장의 임기가 6개월 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찰 안팎에선 조현오 청장이 이강덕 서울청장 내정자에게 내년 초 등 적절한 시기에 바통을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치안정감 인사에선 조현오 청장의 측근들이 대거 영전했다. 정권 말기 특성상 정치권에 대한 줄대기와 각종 비리, 폭로 등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큰 만큼 믿을 수 있는 인사로 안정적인 치안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통상 1년을 보임기간으로 잡는 경찰 내부 정서를 어겨가며 서천호 부산청장을 유임시킨 것도 믿을 수 있는 측근을 기용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서천호 청장은 경찰청 감찰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감찰국장이던 조현오 청장을 보좌한 바 있다. 경찰대학장으로 내정받은 강경량 전북청장은 조현오 경찰청장 청문회 팀장을 맡은 바 있다. 이철규 경기청장 내정자는 조현오 경찰청장 재임시절 정보국장으로서 주요 정무적인 이슈를 다뤄왔다. 박종준 경찰차장의 경우 경찰대 출신으로서 경찰 업무 전반에 해박한 데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 내 현안을 두루 다루면서 조현오 청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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